제349장

강다인의 기억에 그녀도 이화원에서 식사한 적이 있다. 지난번에 고준성이 식사 대접할 때 바로 그곳에서 했으니까. 이석훈은 보기 드물게 경직된 표정으로 뻣뻣하게 대답했다. “응. 우리가 전에 갔던 그곳 맞아.” ‘어쨌든 고준성이 샀으니까 괜찮겠지.’ 강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익숙하다 했어요.” 김지우는 둘의 대화에 입을 막고 키득거렸다. “연기 좀 그만해. 어디서 사기당해 다른 데 간 거 아니야? 하긴, 보건 교사 월급에 그런 데를 가보기나 하겠어?” 김지우는 지나가다가 강다인이 웬 남자와 있길래 참지 못 하고 들어온 거였는데 역시나 그 가난한 보건 교사였다. 강다인이 아직도 이 가난뱅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김지우는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면 이 계집애가 고태민을 꼬실 기회가 없을 테니 한시름 푹 놓을 수 있었다. 강다인의 새하얀 얼굴에 서리가 내린 듯 한기가 드리웠다. “고작 식사 한 끼로 뭔 자랑질이야? 그렇게 배가 고파?” “강다인, 왜 그렇게 발끈해? 나도 네 남자 친구가 너한테 좀 잘해줬으면 해서 하는 말이잖아. 이렇게 작은 가게에 오지 말고 환경 좋은 스테이크 집이나 프랑스 레스토랑 같은 데도 있잖아.” 김지우는 한 가지라도 겨우 강다인을 이겼다는 생각에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적어도 본인 남자 친구는 돈이 많으니까. 그에 비해 강다인 남자 친구는 가난한 보건 교사라 평생 서민 인생을 살아야 한다. “김지우, 네 그 돌대가리로 음식 음미할 줄은 알아?” 강다인은 말을 마치자마자 이석훈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우리 가요.” 강다인은 더 이상 이곳에서 김지우와 말씨름하고 싶지 않았다. 이석훈은 눈을 내리깐 채 반항도 하지 않고 고분고분 강다인을 따라 가게를 나왔다. 하지만 김지우는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또 쫄래쫄래 따라와서 시비를 걸었다. “강다인, 집 나가서 생활하니 힘들지? 돈이 모자라면 나한테 말해.” 강다인은 고개를 홱 돌렸다. “넌 그 땅 주인집 바보 아들이나 잘 구슬려. 그 자식 부모님 호락호락한 상대 아닐 거야.” 이번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