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장

강동준은 강다인의 억압에 벽까지 밀려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는 제 발 저리듯 강다인의 손을 밀쳤다. “비아냥거리지 마. 난 도난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지금 설마 책임을 회피하는 거야?” “난 책임을 회피한 적 없어.” 강동준은 아픈 곳을 밟히기라도 한 듯 눈에 핏발이 선 채 격해진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때 김지우가 나서서 강동준을 부축했다. “다인 언니, 언니가 전에 엎어치기 하는 바람에 동준 오빠 갈비뼈가 부러졌었어.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너무하는 거 아니야?” ‘얼씨구? 또 착한 척이네?’ 강다인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네가 감옥에 가. 그럼 모든 게 해결되잖아.” 김지우는 순간 욱해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했다. 감옥에 가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 그녀는 그저 강동준 앞에서 착한 모습을 연기하려는 것뿐이지 책임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김지우는 이내 고개를 들어 강별을 바라봤다. “별이 오빠. 오빠도 너무 난감해할 필요 없어요. 이번 일은 내 잘못이란 거 알아요. 제가 감옥 갈게요. 이 일은 오빠랑 상관없어요.” 꼭 한 명이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면 김지우 마음속에 그 사람은 여섯째 오빠 강별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강동준이 입을 열었다. “안 돼. 넌 안 돼.” “그 말은 본인이 가겠다는 뜻이지?” 강동준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 없이 강별을 바라봤다. 분위기는 점점 묘해졌다. 강별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그도 마침내 등에 칼이 꽂히는 기분이 어떤지 제대로 체험했다. ‘다인이도 예전에 이랬었나?’ 잠시 뒤 강별은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갈게. 다들 그만해.” 뿌린 대로 거둔다고 그가 이렇게 된 것도 다 자업자득이다. 그가 김지우를 잘못 믿었으니 이건 응당 받아야 할 벌이다. 김지우는 강별의 말에 놀란 뜻 눈을 크게 뜨며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한시름 놓았다는 생각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별이 오빠. 어떻게 오빠가 가요. 다 제가 잘못한 건데. 제가 오빠한테 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