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장
강다인은 이석훈의 앞에 서 있었고, 두 사람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다.
이석훈은 강다인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직 사귀는 건 아니에요.”
“그럼 아직 썸 타는 사이라는 건가요?”
그는 대답을 애매하게 넘겼다.
“비슷한 거겠죠.”
이석훈이 그렇게 인정하자, 강다인은 가슴이 순간 쿵 내려앉았다.
‘정말 사실이었구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석훈은 강서준이 소개해 준 여자를 거절하려고 일부러 저렇게 말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녀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
“그럼 혹시 예전에 식당에서 봤던 그분인가요?”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이석훈이 다른 여자와 식당에서 밥 먹는 걸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키가 컸던 것만 기억나고, 예쁠 거라고 짐작했다.
이석훈은 목을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
“다인 학생이 이렇게까지 궁금해할 줄은 몰랐네요.”
“호기심이에요. 전에 선생님이 여자친구 없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빨리 소식이 들려오니까요. 물어보면 안 되나요?”
그 말은 사실 강다인의 진심이 아니었다.
마침 그때 검사 끝낸 이석훈이 휠체어를 타고 나왔는데 얼굴이 좀 창백해 보였다.
강다인은 그가 그렇게 앉아 있는 걸 보고 왠지 낯선 말투로 말했다.
“의사가 치료 꼬박꼬박 받고, 정해진 시간에 약 먹고, 술은 이제 그만하래.”
“내가 건망증이 심해서 자주 깜빡해. 옛날엔 네가 내 옆에서 늘 약 챙겨줬는데, 집에 네가 없으니까 그냥 잊어버리게 돼.”
강서준의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 그는 강다인의 눈빛을 보고 그녀 마음 한쪽에 아직 자신이자리 잡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 병이 강다인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만 있다면 차라리 계속 앓고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입가에 조소를 띠고 말했다.
“김지우한테 부탁해. 걔는 그런 거 좋아하잖아.”
강서준은 말문이 막혔다.
“전에 네가 만들어줬던 약선죽도 꽤 효과가 있었는데, 그건 너밖에 할 줄 몰라. 오빠도 네가 참 많이 애썼단 거 알아. 오빠가 잘못했어...”
“그래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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