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박시훈은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헤어지나’는 네 글자만 남아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심장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그는 미친 듯이 서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걸어도 형식적인 안내음과 삐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귓가에 제 심장이 쿵쿵 뛰는 소리가 울렸다. 서윤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몰려왔다.
박시훈은 제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링거를 거칠게 뽑아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때, 박시훈의 친구들과 고민지가 병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깁스한 다리로 침대에서 내려온 박시훈을 보고 놀라 외쳤다.
“박시훈, 너 미쳤냐!”
하지만 박시훈의 눈에 그들은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저 저를 막아서는 이들에게 화가 나 외쳤다.
“꺼져!”
박시훈은 다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무시한 채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정작 집에는 서윤아의 흔적이 전부 사라져 있었다.
박시훈의 눈이 정처 없이 떨렸다. 불안감이 그를 집어삼킬 듯 몰아쳤다.
진심이었던 건가?
정말로 자신과 헤어진다고?
박시훈은 점점 더 커지는 심장 소리에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서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이번엔 드디어 전화가 연결됐다.
안도한 박시훈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윤아야? 나…”
하지만 그도 잠시, 박시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전화 너머에서 일부러 낮게 깐듯한 목소리가 들여왔다.
“윤아는 어제 너무 지쳐서 쓰러졌어. 지금은 자고 있고. 시끄럽게 애 깨우지 마.”
익숙한 남자 목소리에 박시훈의 심장이 다시 쿵 내려앉았다.
고수혁?
윤아가 고수혁이랑 같이 있다고?
순간 질투심에 눈이 벌게진 박시훈은 사람 하나 죽일 기세로 눈을 부라렸다.
그는 핸드폰을 박살 낼 기세로 손에 힘을 주며 억눌린 목소리로 물었다.
“윤아 어디 있어?”
고수혁은 흉흉한 박시훈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내 집, 내 침대에.”
그 말에 박시훈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분노에 찬 눈에는 핏줄까지 불거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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