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그 시기가 찾아오는 건 주로 '7년 차 때의 권태기'였다.
그리고 박시훈은 결국 권태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
7년 차의 고비를 무사히 넘긴 줄 알았는데, 설마 8년째에 한계를 맞을 줄 생각도 못 했다.
박시훈은 서윤아의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정말 그날 자신이 허경태에게 한 말을 들은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헤어지자고 말한 거였고, 그래서 그렇게 자신에게 차가워진 거였다.
그렇지만 박시훈은 여전히 서윤아를 놓지 못했다.
며칠 동안 혼자 집에 있을 때, 아침에 눈을 떠도 곁에 서윤아가 없었고, 매일 아침 그는 공허함을 느끼다 문득 두려워져 미친 듯 서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매번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고민지는 확실히 옛날의 서윤아와 닮았다. 하지만 그녀의 모든 행동과 말투, 사고방식도 무엇 하나 서윤아와 닮은 것이 없었다.
심지어 서윤아가 늘 배려했던 것들을 고민지는 마음에 담아두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박시훈이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음식조차 모르는 고민지는 그가 일에 치여 지쳐 있을 때도 같이 쇼핑 가자며, 자신과 놀아달라며 떼를 썼다.
그는 그런 고민지에게 질려버렸다. 그리고 그동안 서윤아와 함께했던 그 평온하고 안정된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 건지 뼈저리게 느꼈다.
설상가상 집에선 계속 결혼을 재촉하며 하루빨리 아이를 낳아야 한다며 그를 달달 볶았다.
“미안해, 윤아야. 그때 한 말들은 그냥 홧김에 했던 말이야. 진심이 아니었어. 나도 그땐 정말 정신이 없었어. 내가 잘못했어.
“박시훈, 우리 이제 정말 끝내자.”
그 말을 들은 박시훈은 순간적으로 서윤아의 손을 꽉 붙잡았다.
“가지 마, 윤아야.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나한테 돌아와 준다면, 당장이라도 결혼할 수 있어!”
서윤아가 잡힌 팔을 비틀어 빼내려 했지만, 박시훈은 좀처럼 놓아주지 않았다.
그에 옆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던 고수혁이 박시훈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잡았다.
고수혁은 그 특유의 서늘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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