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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언제 나왔는지 서윤아가 고수혁의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 눈빛으로 고수혁을 바라봤다. 고수혁은 언제나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냉랭한 눈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눈빛은 서윤아 앞에서만큼은 사르르 녹아 없어졌다. 그는 서윤아가 자신의 대화를 몰래 엿들은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다정하게 말했다. “오늘 많이 걸었는데 안 피곤해? 소파에 좀 더 누워있지.” 서윤아는 방금까지 고수혁이 고민지를 냉정하게 나무라는 모습을 되새겼다. 그 고민지가 아무 말도 못 하는 걸 보니 내심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고수혁에게 중요한 건 남의 남자를 꼬드기는 제 여동생이 아닌 자신이었고, 그가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이 자신이란 것이 느껴졌다. 이 점만으로도 고수혁은 허경택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서윤아의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진 서윤아가 불현듯 고수혁 품에 안겨 들었다. 고수혁은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 두 손을 허공에 어색하게 둔 채 서윤아의 허리를 끌어안아도 될지 고민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싫어할까 걱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가볍게 서윤아를 끌어안았다. 그런데 그 순간 서윤아가 고수혁의 품을 빠져나오며 희미한 미소를 말했다. “이건 오늘 선배가 해준 말에 대한 답례예요. 듣기 좋았어요.” 서윤아는 문득 박시훈이었다면 답례는 키스 정도는 해 줘야 한다며 졸랐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수혁은 박시훈이 아니었고, 그처럼 여자에 익숙한 사람도 아니었다. “고마워.” 고수혁의 담담한 대답에 서윤아가 문득 생각에 잠겼다. 만약 정말로 고수혁과 결혼하게 됐을 때 고민지가 반대하면 어떡하지? 아니면 박시훈과 고민지가 사귀게 돼서 두 사람이 자신에게 새언니, 형수님이라고 부르면… 그건 좀 재밌을 것 같았다. 일그러진 박시훈과 고민지의 얼굴을 상상만 해도 꽤 화가 풀렸다. 고수혁은 생각에 잠긴 서윤아를 바라봤다.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가기까지 한 걸 보니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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