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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단숨에 말을 마친 백아린은 큰 분통을 터뜨리고 나서 돌아서서 박진철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실눈을 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마네키네코와도 같았다. “할아버지 맛있게 드세요.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집을 나섰다. 얼마지나지 않아 슈퍼카의 굉음이 문밖에서 들려왔다. 엄연히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집안은 백아린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순간 들끓었고, 모든 사람은 제각기 입을 열면서도 주제는 하나같이 백아린을 향해 나무랐다. 박서준만이 의자 등받이에 반쯤 기대어 손으로 휴대전화의 화면을 만지고 있었다. 가물가물한 불빛이 그의 우월한 옆모습에 한 줄기의 빛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권은비는 화를 몇 번 돋우고 나서 만족스러운 듯 박서준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아, 방금 네가 그 여자 때문에 화가 나서 많이 먹지 않는 것 같은데, 내가 닭곰탕 한 그릇을 떠다 줄 테니 식기 전에 얼른 먹어…” ‘딩동’ 어두운 화면에 순간 알림 메시기가 떴다. 위치 주소였다. 박서준은 확하고 일어나서 외투를 집어들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가면서 대충 말했다. “할아버지, 저 회사에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현관문이 ‘펑’하고 열리면서 다시 닫혔고 집안의 모든 소리가 철저히 차단되었다. 이와 동시에 용암고가도로 아래에서 페라리 슈퍼카 한 대가 질주하고 있었다-- “너 정말로 박서준과 박진철 어르신의 면전에서 박씨 집안의 식구들을 모조리 욕했어?” 서하영은 조수석에 앉아, 흥분하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백아린은 운전대를 잡으면서 오픈카 지붕에 대고 시원하게 큰 소리로 외쳤다. “씨발, 벌써부터 욕하고 싶었어. 너희들 맨날 우린 박씨 가문은 대가족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길래, 내 리듬게임 클럽오디션 패밀리보다 더 많아?” 서하영은 맞장구를 치며 웃으면서 소프트탑을 닫고 하늘을 바라보며 불평불만했다. “방금까지도 날씨가 좋았는데, 왜 갑자기 비가 오냐?” 소프트탑이 천천히 닫히더니 두 사람의 시선을 완전히 가리는 순간, 람보르기니 한 대가 굉음을 내며 페라리를 추월했다. 백아린은 순간 욕나갈 뻔했다. “미친 놈, 여긴 레이스 경기장도 아닌데, 쓸데없이 왜 이렇게 빠르게 운전하는 거야!” 지금은 비가 점점 거세지고 있고, 한밤중이기도 했다. 백아린은 겁이 없는 편이지만, 서하영은 코드라이버로서 몇 년간 레이싱하면서 삶과 죽음의 순간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에, 백아린에게는 평소에도 과속운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그 람보르기니는 페라리와 경쟁이라도 하듯 가까이에서 횡보하고 있었다. 마침 차가 인적이 드문 도로로 진입했을 때 백아린의 눈살은 완전히 찌푸려졌다. “하영아, 경찰에 신고해. 아무래도 우리 누군가한테 찍힌 것 같에.” 그녀는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기어를 잡은 채 속도를 올려 앞차를 추월해서 이 끈질긴 람보르기니를 완전히 따돌리려고 했다. 순식간으로 차선을 바꿀 때, 앞차도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백아린이 계속 가속할지 아니면 안정적으로 운전할지 망설이는 순간에-- 그 람보르기니는 뜻밖에도 도로에서 180도로 차머리를 돌려서 곧바로 페라리를 향해 돌진했다! 차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백아린이 좀처럼 주저하지 않고 차를 후진하기 시작해도 이미 늦었다. ‘쾅!’ 한밤중 인적이 없는 도로에서 두 대의 슈퍼카가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충돌했다! 백아린은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눈을 감았다. 안전 에어백이 터질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차량은 강력한 충돌을 겪고 나서 놀랍게도 천천히 안정하게 멈춰 섰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사건의 주범 차량이 그녀의 헤드라이트와 보닛을 박살낸 후, 정면에 멈춰 서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았다. 운전석의 문이 열리면서 백아린이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 서서히 운전석에서 자리를 떴다.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을 빌어, 점점 가라앉는 비 속에서 남자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앞 차문에 기대어 있었다.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며 증발하는 빗방울 사이로 그윽한 시선이 백아린에게 고정시켰다. “아직도 차에서 안 내려 와, 전 부인님.” ‘쾅!’ 차 문이 닫히면서 백아린은 두 팔을 가슴 앞에 휘감고 우막을 사이에 두고 박서준과 말없이 눈을 마주쳤다. 담배 연기는 고요한 추운 밤에 서서히 자욱하게 피었다. 백아린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날 미행하고 악의적으로 차를 몰고 들이박다니? 박서준 이 정도로 할 필요 있어. 이혼하고 나서 곧바로 죽이려고, 너 이 정도였어?” 박서준은 피식하고 웃으면서 백아린의 말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서하영을 바라보며 불쑥 입을 열었다. “어젯밤 시카고에서 잘 놀았어요?” 서하영은 이미 충돌에 멍해지고, 이제 차에서 내려 박서준을 보더니 머리가 더욱 얼떨떨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그럭저럭요, 저는 일찍 가서…” “하영아!” 백아린은 얼른 소리를 내서 서하영이 계속하려던 말을 끊었다. 서하영은 온몸이 흠칫하더니 뒤늦게 박서준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오뇌하며 입술을 톡톡 쳤다. 두 사람의 반응을 봐서 박서준은 마음속의 모호한 추측이 이미 사실로 확인되자, 그는 눈을 약간 내리고 담배를 물고 있는 입가에는 아무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백아린은 박서준을 냉담하게 바라보았다. “내가 당신의 차를 부쉈으니, 지금 나한테 복수하는 거야?’ 박서준은 담배를 두 손가락 사이에 끼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내키는 대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실대로 얘기하겠어?” 백아린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멍청이, 쓸데없이 스스로 박서준의 차를 박살 낸 것을 자백해서 뭐 해. 만약에 그가 연결고리를 따라 그날 VIP 룸에 있던 사람이 자기라는 것을 알아냈으면, 정말로 끝장 아니야?” “내가 아니…” 옆에서 한참 동안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서하영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사건의 전말을 대충 정리했다. 그녀는 좌우로 빗속에서 대립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것을 참다못해 분노하며 질문했다. “아니, 너희 부부 둘이 싸우는데, 왜 내 차를 박아?!” 다행히도 도로는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서하영은 사전에 신고를 해서 얼마지나지 않아 교통경찰은 트레이러를 끌고 현장에 도착해서 상황을 처리했다. 기록을 작성하고 보험 회사와 연락하며 중간에 일부 민사 분쟁도 개입되어 있어서,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을 때에는 벌써 새벽 3 시가 다가왔다.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마이바흐 한 대가 문앞에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강영욱은 양복 차림으로 공경하게 박서준을 향해 인사를 했다. “대표님…” 그의 시선이 백아린을 닿자 멈칫하더니, 인사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잠시 머뭇거렸다. 백아린은 오히려 지금 졸려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젯밤에 박서준이라는 짐승한테 반나절이나 시달렸고,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본가에 가서 가족모임을 참석했더니, 지금은 정신이 약간 몽롱해졌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강영욱은 그래도 호랑이 몸에서 수염을 뽑지 않기로 결심하고, 신속하게 화제를 전환시켰다. “아무래도 대표님께서 친히 회사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사회에서 밤늦게 회의를 소집해서 2차 융자를 결정하려고 하고, 게다가 청아 리조트 계획안의 투자도…” 무기력했던 백아린은 순간 흠칫하더니 귀를 기울였다. 박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2차? A급 입찰 안건이 왜 갑자기 이렇게 거창하는 거야. 위에서 무슨 정책이라도 내려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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