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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장

백아린은 박나정과 권은비를 못 본 척하고 그냥 앞으로 지나갔다. 권은비는 박나정에게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언니, 그렇게 말하지 마요. 아무리 그래도 아린 씨랑 서준이가 3년 같이 살았었는데 보상은 해줘야죠." 앞에서 가고 있는 백아린을 보며 박나정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망한 집안 딸 주제에, 아빠는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고 삼촌 집에서 컸잖아. 부모도 없는 년." "그때 어르신이 예물도 안 받았어, 박씨 가문에서 쟤를 집에 들인 걸 정말 행운으로 생각해야 해!" "이제 못 살겠다고 이혼하겠다고? 내 동생이 너무 멍청해서 집이나 지분까지 주는 거지." 백아린은 전혀 참아주고 싶지 않았다. 백아린이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데 그 말을 듣고 바로 돌아서 두 사람한테로 갔다. "언니가 그렇게 잘 났는데 왜 언니한테 그런 행운이 없는 걸까요?" 그 말을 들은 박나정은 분노가 차올랐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백아린의 말이 마치 가시처럼 박나정을 마구 쑤셨다! 박나정의 누님은 올해 33살이었지만 박대천이 결혼 상대를 찾아주어도 모두 성사되지 않았다. 박나정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혹은 박나정의 성질머리가 싫어서 거절당하곤 했다. 박씨 가문에서는 박나정의 체면을 생각해서 그 주제를 꺼낼 수 없었다. 권은비는 박나정의 편을 들며 말했다. "아린 씨 말 참 듣기 거북하게 하네요. 여자가 남자를 만나야만 정착할 수 있나요? 그 말은 사람을 무시하는 것 같네요." "그래요, 은비 씨 말 너무 동의해요." 백아린은 두 사람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남자를 내세워 공격하는 게 제일 저급한 수단이죠." "하지만 은비 씨가 그 말 하니까 참 우습네요. 은비 씨는 남자 없이 못 살잖아요." 권은비도 백아린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당신!" 백아린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사람이랑 말할 때는 제대로 말하는데 사람이 아닌 것들이랑은 말을 좀 거칠게 해도 이해하시죠?" 그러고는 권은비와 박나정의 반응을 무시한 채로 뒤 돌아 박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 집사가 백아린을 데리고 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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