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내 손에는 엄겨울과 방민아에게 가져다줄 딸기 바구니 하나가 들려있었다.
그러나 길에서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에 들고 올 수밖에 없었다.
뜻밖에도 주한준을 만나 그에게 놀림을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주한준은 고모부에게 가져다준 딸기를 엄겨울에 준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와 다투고 싶지 않았다.
투자자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주한준이 계속 돈을 투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 먼저 올라갈게."
"남 팀장은 참 정성스럽기도 하지.”
나는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얼굴로 주한준을 바라보다가 곧바로 그의 말속에 숨어있는 뜻을 알게 되었다.
주한준은 아마도 내가 엄겨울의 비위를 맞추러 간 줄 알았던 것 같다.
나는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
"장원 주인이 딸기는 무료라고 말했으니, 굳이 영한 그룹에 딸기의 행방을 보고할 필요는 없을 텐데?"
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내 감정을 잘 숨긴 채 말했다.
주한준은 그 말을 듣고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비웃었다.
"손목에 난 상처 정도는 남 팀장의 야심을 막을 수 없나 봐."
나는 그 말에 화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
"과찬이세요, 주 대표님. 아직 대표님에게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누군들 인사치레를 할 줄 모를까 봐.
그러나 주한준은 내 말을 받지 않고 마치 독이라도 품은 듯한 눈빛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여기서 대화를 마칠 생각이었다.
"다른 하실 말씀 없으면, 저는 이만...."
"어젯밤에는 왜 갑자기 술을 마셨어?"
주한준이 내 말을 끊고 궁금한 말투로 물었다.
"술로 근심을 달래려고?"
나는 속내를 들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걸 잊다니, 실책이었다.
잠시 후, 나는 뻔뻔하게 나가기로 결정하고, 시선을 들어 올려 주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아쉬워?”
주한준이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눈치 있게 손을 저어 인사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 도망쳐 버렸다.
주한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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