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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장

술병이 여준혁의 머리에 부딪히자, 그는 몸을 비틀거리며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뒤쪽에 있는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순간, 여준혁의 머리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돼지 멱을 따는 듯한 포효성이 이어졌다. 그러자 한동안 떠들썩했던 룸안도 순간 잠잠해졌다. 내가 미처 별다른 반응을 보이기 전, 안준연이 재빨리 내 앞으로 다가와 나를 들어 올려 품에 안았다. 손가락 마디가 고른 그의 손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잠시 후,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누나, 겁내지 마. 내가 있잖아.” “아니, 안준연.” 오영은의 화가 난 목소리가 귓전을 짓눌렀다. “뺨을 맞은 사람은 남진아가 아니라 나야.” 안준연은 내 팔을 꽉 껴안았다. 그다음 나를 뒤로 보호하며 입을 열었다. “말해 봐. 누가 내 두 누나를 괴롭힌 거야?” 잠시 후, 소파에 엎드려 한껏 울부짖는 여준혁은 고개를 번쩍 들어 한 손으로 머리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 안준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토끼 같은 새끼.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하는 거야? 너, 내 매형이 누군지 알아?” “그럼 당신이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때, 한석훈이 갑자기 한쪽으로 뛰쳐나왔다. “오늘은 당신 매형이 와도 당신을 구할 수 없을 거야.” 그 말에 여준혁은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그러면서 다시 안준연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조그마한 자식이 입만 살아있네? 능력이 있으면 어디 계속 까불어보든가.”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준연은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시 달려들어 탁자 위의 술잔을 들고 빠르고 정확하게 여준혁의 얼굴에 뿌렸다. “이 자식이?” “도련님.” 잠시 후, 여준혁은 손에 든 빈 술잔을 탁자 위에 세게 콱 내리치며 매섭게 말했다. “오늘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 두 누나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이 문을 나설 수 없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룸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술집 관계자가 허겁지겁 걸어 들어와서는 눈앞의 난장판을 보며 말했다. “오해, 오해입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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