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차가운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 순간, 주한준의 목소리를 알아차렸다. 저녁에 심화연과 같이 있던 재벌집 사모님들을 떠올리자 나는 단번에 바로 자초지종을 알아차렸다.
보아하니 주한준은 임지아를 상류층으로 데려가고 싶어했다. 그래서 심화연에게 임지아를 데리고 모임에 참가해 견식을 넓혀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지아가 퇴근했을 땐 모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어. 그래서 시간도 늦고 해서 그냥 오지 말라고 했지.”
심화연은 매우 언짢은 말투로 대답했다.
그녀가 임지아를 데리고 가지 않은 건 비밀이 아니었다. 어쨌든 모자지간의 대화인데 내가 엿듣기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얻은 경험을 나는 오영은과 공유했다. 우리는 이번 모임에 대해 의논하기도 했다.
“민박집에 가는 건 어때? 경치도 좋고 밤에는 캠프파이어나 온천을 즐기며 잘 쉬고 오자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했다.
나는 이견이 없었다. 놀러가는 게 있어서 오영은은 전문가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이혼 후, 반년 동안 국내의 각종 여행지는 전부 돌아다녔었다. 경안시 주변은 뭐 말할 것도 없었다.
모임이 확정되자, 오영은은 즉시 회의실로 사람들을 불러 이 기쁜 소식을 발표했다.
모두가 매우 기뻐하는 와중에 유독 임지아만 묵묵부답인채로 옆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어젯밤 심화연이 그녀를 바람 맞힌 일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후, 오영은은 갑자기 나를 사무실로 불렀다. 그녀의 얼굴에는 흥미진진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영은은 좀 처럼 이런 표정을 짓는 일이 없었다.
“무슨 일이야?”
오영은은 통화 기록을 보여주며 말했다.
“아까 정 비서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뭐라고 했는데?”
“정 비서가 이번 모임에 대해 주 사장한테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했어.”
알고보니, 주한준은 이번 모임에 두 회사가 함께 참여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주한준은 그의 비서진들을 직접 데리고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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