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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장

“네, 지금 바로 분부 내리겠습니다.” 말이 끝나자, 사무실 문이 열렸다. 주한준은 빠른 걸음으로 나한테 다가왔다. 순간, 온몸에 한기가 감돌았다. 그의 눈동자가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갈 때, 얼굴빛이 약간 흐려졌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주한준 앞에 밀어 놓고, 하나하나 그에게 설명했다. 내 설명을 듣고 난 후, 주한준은 표정이 여전히 담담했는데 불만족스럽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만족스럽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좀처럼 그의 마음을 간파할 수 없었다. “주 대표님은 어느 방안이 더 마음에 드십니까?” “A 방안에서의 전반부, B 방안에서의 후반부.” 그 말에 나는 욕을 하려다가 목구멍으로 꾹 삼켰다. 주한준에게 선택 문제를 냈더니 주관식으로 풀어버리고 말았다. “남 매니저는요?” 쉰 목소리가 귓가를 짓눌렀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주한준의 칠흑 같은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치게 되었다. 어느새 그의 눈에는 차가운 낌새는 한번에 눈녹듯 사라지고 그의 눈 밑에는 감동적인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나는 처음보는 그의 표정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심지어 주한준이 언제 자리를 옮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마도 노트북의 내용을 더욱 똑똑히 보기 위해서, 내 옆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노트북 한 대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무실에 우리 두 사람밖에 없으니,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조여왔다. 그렇게 나는 옆으로 살짝 비켜서 서로간의 거리를 확보한 후 한마디했다. “전 개인적으로 B 방안이 영한 그룹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A 방안의 전반부를 결합한다면 결국 용두사미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B 방안은 영한 그룹을 위해 맞춤 제작된 것이고, A 방안은 현씨 가문의 호텔 사업에 위해 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징은 아주 분명했다. 송년회에 쓰일 추첨 절차와 호텔 웹사이트 내부의 플러그인에는 여전히 차이가 존재했다. 하지만 주한준은 그것을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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