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1장
나는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임 매니저는 주 대표님 사람이잖아요. 정말 그렇게 되면, 주 대표님이 임 매니저를 보호할 것이 아닙니까? 주 대표님이 전혀 조급해하지 않는데 제가 급해할 게 뭐가 있겠나요?”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네 예비 장모인 조현아가 한 말이야.’
주한준은 내가 조금도 기가 죽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그때, 정지훈이 다시 나서서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다 이해합니다. 남 매니저 역시 임 매니저께서 한뼘 더욱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신 말씀이잖아요. 하하하하.”
나는 정지훈을 힐끔 쳐다보았다.
“비서님의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난 입으로는 예의를 차리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예전처럼 그렇게 답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는 땡기지 않던 일식도 약간 구미가 땡겼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혀끝이 아려왔다. 자극적인 식감이 내 머릿속을 아프게 했다. 나는 마치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만 같아 물을 마시려고 할 때, 물컵 하나가 불쑥 내 앞에 나타났다.
“먼저 물부터 좀 마셔요.”
남자의 친절한 목소리가 내 귓전을 짓눌렀다.
“걱정하지 마세요. 겨자가 그렇게 많이 들어있지 않으니까.”
주한준은 결국 벌떡 일어나서 내 옆에 섰다.
그는 키가 워낙 컸기 때문에 나한테 물과 휴지를 건네는 모습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손에 건네진 휴지를 보니, 나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난 고개를 들어 주한준을 쳐다봤다. 그와 시선이 맞닿았을 때, 난 그의 눈밑에서 명백한 불에 타오르는 듯한 화끈거림과 관심을 발견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주한준의 얼굴에는 살짝 멍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손이 나의 손등을 짓눌렀다. 그러자 내 피부는 순간, 마치 불에 그을린 듯 뜨거워졌다.
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찬물이 내 볼을 스치자, 나의 마음은 그래도 조금 가라앉았다.
거울에 비친 창백한 내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주한준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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