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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장

나랑 주한준이 처음 관계를 맺은 건 내가 주동적이었다. 아마 대학교 3학년 2학기 말이었을 것이다. 주한준이 아무 말도 없이 숙소를 나와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그 집을 맡았었다. 난 그걸 금융계 퀸카한테서 들었다. 퀸카가 주한준을 지켜본 게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막았는데도 결국 주한준이 이사를 하는 날 퀸카가 가서 도와주었다.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때 주한준이 전부였던 나한테는 아주 큰 타격이었다. 너무 화가 나서 나는 맥주를 사서 숙소에 가서 몰래 마셨다. 원래는 화를 풀려고 마셨는데 마실 수록 더 화가 났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손도 잡고 포옹도 했는데 주한준이 학교를 나가면서 나한테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 술기운을 빌려 나는 퀸카가 준 주소를 들고 비를 맞으며 주한준한테 갔다. 지금도 주한준이 비에 젖은 날 안쓰럽게 바라보던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왜 아무 말도 없이 바로 날 안고 화장실로 가서 머리로 말려주고 얼굴도 닦아 주었겠어? 머리를 닦아줄 때 너무 다정했다. 비누 향이 서서히 내 코끝을 자극했고 평소 무뚝뚝하던 그 눈동자도 유난히 빛나 보였고 아주 유혹적이었다. 그래서 그 순간 나는 참지 못했다. 잘 생각해 보면 그날 그 모든 게 내 입맞춤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주한준이 "술에 취했다"고 했을 때 내 머릿속에 그날 밤 거친 숨소리와 푹 빠져든 눈빛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랬다. 그때의 주한준은 마치 오랫동안 굶었던 짐승이 먹잇감을 찾은 듯 나를 집어삼킬 듯했다. 그러고 나서 나를 끌어안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는데 나는 그 말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지나야, 널 어떡하면 좋니?"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주한준은 내 앞에서 내가 떠올리기 싫은 과거를 일부러 생각나게 하고 있다. 여자가 자기 몸이랑 마음을 줬을 때는 같이 죽고 살 결심을 했다는 걸 주한준이 어떻게 알겠어. 심장이 찌릿해 나자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주한준을 보며 말했다. "안 취했어." 주한준은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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