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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장

정지훈은 여전히 나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 '정지훈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나는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정 비서님, 주 대표님 혹시 내일 저녁 일정 있으신가요?" "형수님 무슨 일 있으세요? 대표님이랑 약속 잡으시게요?" 정지훈은 눈치가 참 빨랐다. 호칭만 잘 못 부르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맞아요. 학교랑 기업이 협력하는 프로젝트 때문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획안만 보는 건 너무 지루한 것 같아요." 나는 위하는 척 말을 이어갔다. "만약 학교 측 책임자랑 같이 얘기 나눌 자리를 가진다면 더 효율 있지 않을 가요?" "역시 형수님 짱이십니다." 정지훈은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갔다. "마침 주 대표님이 요 이틀 힘들었거든요. 형수님이랑 같이 식사하고 얘기 나누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힘들었다고? 주한준이? 영한 그룹 대표를 누가 감히 힘들게 한 건데?' 나는 들을수록 어리둥절해 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럼 내일 저녁 식사에 주 대표님이 시간 맞춰 참석할 수 있는 거죠?" "대표님 지금 안 계세요. 어르신이 본가로 부르셨어요." 정지훈은 자초지종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형수님 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말끝마다 형수님이라는 소리에 머리가 지근해 났다. "정 비서님,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한테 남 팀장이라고 하면 돼요. 아니면 그냥 이름 불러도 되고요." "네?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어요." 정지훈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럼 형수... 남 팀장님 이만 끊을게요." 정지훈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화를 끊었다. 불안하게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정지훈한테서 연락이 왔다. "형수... 남 팀장님, 주 대표님께서 동의하셨습니다. 저녁 7시에 뵐게요." 드디어 마음이 놓였던 나는 숨을 길게 내쉬고는 말했다. "수고했어요." 화려한 조명이 내리비추고 나랑 오영은은 일찍 식성 레스토랑에 자리 잡고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겨울이랑 노 교수님이 시간 맞춰 도착했다. 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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