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답했다.
"만약 어울린다면 참고할게요."
얼리베이터에 타기 전에 나는 임지아가 입술을 깨물고 휴대폰을 꺼내는 걸 보았다.
'뭐가 억울하다고 저러는 거야?'
엄겨울이 가져온 자료를 보자 나는 바로 생각이 뚜렷해져 아주 빠르게 기획안을 작성했다.
어쩌다 일찍이 퇴근한 나는 식재료를 싸서 국을 끓여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고모부가 회복이 잘 되어서 늦어도 다음 주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순조로우면 집에서 설을 보낼 수도 있게 되었다.
연세를 드신 고모부가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얘기를 나누고 나는 가려고 일어섰다. 내가 가기 전 고모부가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진아야, 겨울이 참 좋은 사람이야. 자주 연락하고 그래."
고모부가 생각을 거짓 없이 말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이미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 층수를 누르지 않은 탓에 엘리베이터는 제일 위층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커다란 누군가가 들어왔다. 힐끗 보고 나서 주한준인 걸 확인한 나는 순간 심장이 덜컹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나는 주한준 몸에서 술 냄새를 맡았다.
나를 보자 주한준도 잠시 멈칫하더니 내 손에 들린 보온병을 보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제야 잘 보이려 하는 거 너무 늦지 않았나?"
나는 손에 들린 보온병과 주한준을 번갈아 보고 주한준의 뜻을 알아차렸다.
하긴 내가 심화연한테 보신탕을 많이 해주었기에 내가 비슷한 일을 하기만 하면 내가 잘 보이려 한다고 오해하곤 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하 1층을 누르고 문을 닫아 버렸다.
문이 거의 닫힐 쯤 주한준은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막고는 차갑게 말했다.
"왜? 다 해놓고 난 말도 하면 안 돼?"
나는 머리를 들고 주한준의 차가운 눈을 보며 말했다.
"난 그냥 층수를 잘 못 눌렀을 뿐이야."
주한준은 나를 의아하게 쳐다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화가 나서 주한준 앞에서 비어있는 보온병을 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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