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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장

"프로 정신"이란 말을 내뱉고 나서야 내가 손을 떨고 호흡도 가빠로왔다는 걸 알았다. 너무 오래 참은 탓인지 아니면 지금 주한준이랑 모순이 생긴 사람이 차라리 나였으면 하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나약했던 탓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안준연을 뒤에 숨겨 보호하고 주한준한테 대들 때 주한준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주한준은 자기 기분을 거의 표현하지 않는데 그 1초의 순간에 당황했던 모습을 내가 정확히 보았다. 게다가 그런 기분이 몇 초는 지속된 것 같았다. 주한준은 마치 거마리처럼 시선을 나한테 집중시키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한참이 지나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분위기는 순간 냉랭해졌다. 처음 몇 초간은 내가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뒤에 몇 초에는 내가 이미 주한준한테서 마치 나를 잡아먹을 듯한 압박감을 받았다. 이때 주한준 뒤에 서 있던 정지훈이 나서서 설명하며 말했다. "형수님, 오해세요. 대표님이 오늘 일부러 늦은 게 아니라 도저히..." "정지훈!" 주한준은 큰소리를 치고는 차갑게 말했다. "나랑 남 팀장이 얘기 나누는데 네가 낄 자리야?" 정지훈은 억울해서 주한준을 바라 보고는 머리를 숙였다. 할 말이 있었지만 주한준이 무서워서 못 하는 듯했다. 정지훈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그런 건데 주한준 심기를 건드렸을 줄은 나도 몰랐다. 순간 미안해졌다. 나는 말투를 온화하게 하고는 주한준을 보며 말했다. "오늘 주 대표님이 저희 브리핑 들을 시간이 없으신 거 같네요. 오늘은 저희가 먼저 돌아가고 나중에 다시 연락 잡을게요." 나는 말을 끝내고는 서류를 정리하였다. 주한준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남 팀장님은 우리 영한에 대해 인내심이 그 정도밖에 안 돼요? 아니면 이제 선택할 폭이 넓어져서 우리 영한을 성에 안 차 하는 건가?" 주한준은 대놓고 나를 비꼬았다. 하지만 대체 뭘 비꼬는 거지? 내 선택이 많아지다니? 내가 정말 다른 선택이 있다면 여기서 이러고 있겠어? 오영은도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웃으며 말했다. "주 대표님 오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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