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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장

임지아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원래는 계속 머리를 높이 묶었던 임지아가 갑자기 긴 머리를 풀어 헤쳤다. 옷 스타일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었는데 갑자기 세련된 정장 슈트로 스타일을 바꿨다. 립스틱도 전에 했던 핑크보다 더 진한 빨간색으로 바꿨다. 선글라스를 벗자 예쁜 두 눈에는 빛이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 임지아가 완전히 변신했다. 나랑 엄겨울을 본 임지아는 바로 선글라스를 벗고는 놀란 척하며 말했다. "역시 진아 선배, 뭘 해도 앞장서네요. 투자자 어머니가 편찮으셔도 나보다 한발 먼저 병문안 오시고. 그래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머님한테 사랑 못 받나 봐요." 똑같은 나긋한 말투였지만 임지아가 하니 너무 싸가지 없었다. 아마 주한준이 없다고 연기도 안 하려는 것 같았다. 임지아까지도 내가 병원에 나타난 이유가 "전 남자 친구"의 엄마 병문안을 왔다고 생각하는 게 더 화가 났다. 참, 임지아 말대로라면 투자자의 엄마 병문안이었다. 임지아는 일부러 그걸 강조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나는 시선을 턱을 괴고 BMW 키를 쥐고 있는 임지아한테도 넘기며 담담하게 말했다. "임 팀장이 오해하는 겁니다." "그래요? 내가 뭘 오해했죠?" "내가 아줌마 사랑을 받는 건 여기 덕분이에요." 나는 머리를 가리키며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임 팀장님도 부러우시면 책 많이 읽으세요." 그 말을 들은 임지아는 얼굴이 굳어졌다. 더 엮이고 싶지 않은 나는 엄겨울한테 눈치를 주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임지아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그래요, 내가 남 팀장님보다 능력이 없죠. 엄 교수님이랑 안 디렉터님을 다 잘 다스리는데 시간 되면 남 팀장님한테 많이 배워야겠네요."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가만있는 엄겨울을 끌어들이는 건 봐줄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일부러 성숙한 척하는 임지아를 보며 말했다. "배워 줄 건 없고요. 내가 주씨 가문에 대해 잘 아는데요. 그분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멍청이보다는 능력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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