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옆에 서 있던 임지아가 갑자기 나서더니 나긋하게 말했다.
"모두 오해네요. 안준연 씨가 음유시인이라니요. 진아 선배가 우리한테 서프라이즈 하려고 그랬나 봐요. 맞죠? 선배."
임지아는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보냈지만 나는 무시하고는 안준연을 보고 말했다.
"영한에서 조건 내걸 때 너도 있었잖아.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더 보충할 게 있으면 지금 말해."
안준연은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별로 끌리는 조건이 아니더라고."
'역시나 큰 인물들은 자기 마음대로야.'
안준연은 그럴 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나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럼 안준연 씨가 기대하는 계약 조건은 뭔가요?"
그 질문을 들은 안준연은 나를 째려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몸이 이 지경인데 꼭 여기에 끼어야겠어? 영한에는 직원이 없어? 꼭 파트너인 누나한테 이렇게 해야 한대?"
마지막 말을 할 때 안준연은 주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정말 대놓고 주한준을 욕하는 것이었다.
주한준도 그걸 눈치채고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안준연 씨 아직 영한이랑 계약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내 일에 참견하는 건가요? 음유시인은 일을 그따위로 하나 봐요?"
"당신..."
안준연은 순간 화가 났지만 그래도 불쾌함을 참고 말했다.
"주 대표님이 성의가 별로 없으시군요."
계속 태연하게 있던 주한준은 손으로 옷소매를 튕기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성의야 저희 영한에서 계속 보여줬는데요. 하지만 우리도 협력상대를 많이 고르거든요. 안준연 씨 조건이 좋긴 하지만 영한이랑은 안 맞는 거 같네요."
"안 맞는다"라는 말은 마치 방망이처럼 내 머리를 후려쳤다. 안준연도 잠깐 멈칫했다.
아마 병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주한준이 그렇게 힘들게 음유시인을 찾아놓고 이렇게 나올 거라고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주 대표님."
다급해진 나는 긴장해서 물었다.
"계약 조건은 다시 조율하면..."
"그럴 필요 없겠어요."
주한준은 내 말을 끊고는 일어서며 말했다.
"우리 시간도 소중하거든요."
다른 사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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