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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장

점심을 먹고 나서 임지아는 호텔에 가려고 제안했지만 송이나는 주한준한테 임지아랑 같이 상가를 둘러보라고 권했다. 주한준은 반대하지 않았다. 정지훈한테 호텔 일을 맡기고 임지아랑 같이 상가로 향했다. 송이나와 임지아는 친구이기에 둘은 웃고 떠들고 있었다. 나만 혼자여서 이상해 보였다. 돌아가는 것도 남는 것도 모두 이상했다. 한참을 돌고 나서 임지아는 유서 깊은 찻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빠, 나 들어가서 봐도 돼요?" 임지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차 사려고?" 주한준은 임지아의 생각을 꿰뚫어 보듯이 물었다. "어머님 아버님한테 드리려고?" "아니요." 임지아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님이 차 좋아하시잖아요. 어쩌다 완남에 왔는데 여기 차가 이름 있잖아요, 그래서 좀 사다 드리려고요." 말이 끝나자 주한준과 송이나는 잠시 멈칫했다. 임지아는 이상함을 눈치채고 떠보듯이 물었다. "안 될까요?" "아니야." 송이나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 "주 대표님 지아가 얼마나 괜찮은 애예요. 얼마나 힘들게 완남에 왔는데 놀러 가지도 않고 예비 시어머니 생각하는 것 좀 봐요." "이나 언니." 임지아는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저 그만 놀려요, 전 그냥 어머님한테 고마워서 아랫사람이 응당 해야 할 일을 하려고 그런 거예요. 이번에 완남에 온 것도 어머님 지지가 없었으면 제가 이렇게 아무 말도 없이 오지 않았을 거예요." 어머님 지지? 그러니까 심화연도 임지아가 완남에 오는 걸 알고 있다고? 주한준도 나랑 같은 의문이 들어서 물었다. "네가 오는 걸 안다고?" "그럼요, 어머님이 그러는데 산에 날씨는 경안시랑 달라서 오빠가 자기 잘 챙기지 못할까 봐 나한테 부탁하셨거든요." 임지아는 차근차근 설명하다가 갑자기 말을 돌리며 말했다. "오빠 설마 내가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임지아는 조심성이 가득한 눈빛으로 주한준을 보며 물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주한준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가서 차 골라봐." 임지아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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