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장
잘 놀다니?
주한준은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지?
자기가 필요할 때 욕구해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건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수치스러움이 차오르면서 나는 손바닥을 꼬집으면서 정신줄을 붙잡고 자신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주 대표님 나랑 거래하실래요?"
말을 내뱉고서야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렇게 된 이상."
나는 숨을 들이쉬고는 최대한 덤덤해 보이게 하려고 했다.
"나한테 좋은 제안이 있거든요."
주한준을 바라보며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어차피 지금의 난 더 수치스러울 게 없으니까.
하지만 주한준은 믿지 못할 얘기를 들은 것처럼 날 조용히 바라보았다.
나는 이번에 물러서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주 대표님이 이렇게 수고스럽게 송 대표님한테 맞춰주는 게 고객 명단에서 음유시인을 찾으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내가 대표님 방패가 되어줄게요, 내 공로를 임지아한테 줘도 되는데 대신 조건이 있어요."
나는 잠시 멈칫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협력해요. 음유시인을 찾으면 저한테 둘만 얘기 나눌 시간을 주세요."
경쟁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면 나는 한발 물러서서 음유시인이 나중에라도 우리랑 협력할 수 있게 말해야 했다.
나는 단숨에 말을 다 해버렸지만 주한준은 아무 말 없이 앉아있었다.
동의하는지 아닌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도 재촉하지 못하고 계속 자세를 유지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몇 초 후 주한준이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내뱉었다.
"그래서 지금 나랑 거래하겠다는 거야?"
달달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내가 곁눈질로 주한준을 바라보았을 때 그는 손으로 관절을 누르고 있는 걸 보았다.
그건 주한준이 참고 있을 때 하는 동작이었다.
대체 뭘 참고 있는 거지?
이 거래는 나한테도 주한준한테도 이익만 남는 거래인데 말이다.
나는 또 설명을 이어갔다.
"저랑 협력하면 주 대표님은 날 방패 삼아 송 대표님 물러나게 할 수 있고 또 임 팀장님 소원 이뤄줄 수 있는데 일거양득 아닌가요?"
내 말이 끝나기에 바쁘게 주한준이 갑자기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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