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송이나한테서 걸려 온 전화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내 촉에 의하면 분명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점심에 우연히 주한준과 정지훈을 만나게 된 게 아마 송이나가 알려준 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서야 전화를 받았다.
클럽에서만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남 팀장님, 좀 괜찮아졌어요? 오늘 저희 클럽에서 행사가 있는데 와서 한잔하실래요?"
엿 먹이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다.
의학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발이 삐어서 부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걸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송이나도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그냥 나한테 시비 걸려고 그러는 것 같았다.
내가 전에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가졌서 송이나가 나한테 시비 걸어도 그냥 넘어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죄송해요 송 대표님, 안 될 거 같네요."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초대해 줘서 감사해요."
송이나는 내가 이렇게 단호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무 아쉽네요. 주 대표님이 오늘 저녁 저랑 남 팀장님이랑 같이 잘 마시려고 했다고 했는데. 맞죠 주 대표님?"
주 대표님?
그래서 지금 주한준도 거기에 있다는 말인가?
나지막한 쉰 소리가 나에게 답해줬다.
"남 팀장님, 송 대표님이 이렇게 초대하는데 그냥 오시죠."
그 말을 들은 나는 가슴이 무거워지며 저도 모르게 손발이 떨려왔다.
주한준은 대체 날 언제까지 이용해 먹을 거지?
내가 정말 호구인 줄 아는 건가?
나는 심호흡을 하고 욕하려다가 다시 참았다.
어떻게 보면 다시 기회가 생길 수도 있는 일이었다.
주한준이 임지아가 음유시인을 찾는 일에서 우세를 차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날 이용해서 송이나를 막으려면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바로 갈게요."
클럽에 들어서자 나는 정중앙에 앉아 있는 주한준을 보았다.
주한준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팔을 조금 거두었는데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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