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장
나는 시선을 거두며 평온하게 말했다.
"음유시인 정보망이 너무 크잖아. 안준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안준연은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예쁜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
"누나 설마 내가 음유시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런 생각 한 적도 있었다.
안준연은 어이없는 듯 머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누나, 나 그런 위인이 못 돼. 하지만 누나가 너무 예쁘니까 내가 공짜로 소식 좀 알려줄게."
안준연은 나한테 음유시인이 평소에 휘주 남쪽 일대에 영감 얻으러 갈 때 행운 민박에 많이 든다고 했다.
참 낭만이 가득한 이름이다.
그 말은 들은 나는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아주 헛걸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넷에서 이 민박 이름을 쳐보았는데 이 민박이 산이랑 바다 사이에 있는 단독으로 된 우림 초가집이었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스타일이 독특해서 인기가 많았다.
너무 핫해서 반년 전에는 예약해야 입주가 가능했다.
입주는 물 건너갔으니 나는 캐리어를 끌고 행운 민박 맞은 쪽에 있는 일반 호텔로 들어갔다.
여기서 지키려는 것이었다.
안준연한테서 또 한 가지 알아낸 게 있었다. 음유시인이 등산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다.
오영은 덕분에 몇 해 동안 야외 브랜드도 많이 알게 되었다. 음유시인 정도면 장비도 아주 좋은 걸 쓸 것이다.
운동 자주 하는 사람이면 바로 티가 날 것이다.
이제야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튿날 아침, 나는 계획대로 행운 민박 앞에 있는 커피숍에서 주문한 후 창문가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마이바흐가 내 시선에 들어왔다.
주한준 차랑 똑같은 차였다.
나는 잠깐 멈칫했다. 그러다가 정지훈이 신속하게 차에서 짐을 꺼내는 걸 보게 되었다.
차 뒷문이 열리더니 길고 가느다란 다리가 차에서 발을 내디뎠는데 그걸 본 나는 잠시 멈칫했다.
주한준이 짙은 회색 헤링본 캐시미어 정장 차림에 검은색 터틀넥과 같은 색상의 조끼를 입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우아하고 여유로웠고 또 침착해 보였다.
햇살이 비추는 아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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