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장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말투로 주한준은 그렇게 음유시인의 책임을 나한테 떠넘겼다.
그 순간 나는 내 심장이 마치 보이지 않는 큰 손에 꽉 움켜쥔 듯하며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하정욱한테 찾아갔을 때 나와 주한준 그리고 임지아가 같이 갔었다. 힘들게 얻어낸 기회인데 원래는 주한준이 임지아한테 스펙 쌓게 하려고 날 제외하려고 했으나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나한테 맡기게 된 것이다.
이렇게 오래 수고했지만 결국에 나는 그냥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음유시인을 어떻게 설득하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본 적 없는데 설득하라는 건 정말 하늘에서 별 따기였다.
정말 행운스럽게 설득한다면 내가 응당 해야 할 일이라 다행이지만 설득 못 시킨다면 주한준이 어떻게 나올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아까 임지아가 분명히 자기가 하겠다고 하려 한 것 같았었다.
나는 이성을 되찾기 위해 주먹을 꽉 쥐고 답했다.
"주 대표님 정말 저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시네요."
나는 일부러 말장난하였다.
주한준도 그걸 눈치채고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남 팀장님 방법이 많잖아요? 이번엔 충분히 그 실력 발휘할 시간 드리죠. 일주일 줄게요, 좋은 결과 기대할게요."
일주일.
주한준은 나한테 이렇게 힘든 일을 맡겨 놓고 고작 일주일이라는 시간 밖에 주지 않았다.
남쪽 일대는 워낙 소문이 자자한 유람구라 매일 유람객만 수만이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음유시인을 찾아오라는 건 아주 하늘의 별 따기였다.
나는 그제야 주한준이 일부러 나한테 이런다는 걸 느꼈다.
일부러.
옆에 있던 임지아가 입을 열었다.
"오빠, 일주일은 너무 짧은 거 아니에요? 진아 선배 너무 힘들겠어요."
정말 사람 마음 잘 헤아려주는 임지아였다.
주한준은 마치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나를 보며 물었다.
"힘든 가요, 남 팀장?"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답했다.
"그래요, 제가 할게요."
오영은이 모두 알고 나서 화를 참지 못하고 나한테 말했다.
"그럴 땐 모르는 척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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