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두 사람은 신수민이 입은 치마를 보고 흠칫 놀랐다. 설마 아들이 돈 많은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인가?
“이 사람이 매달 두 분한테 돈을 드렸던 거예요.”
이태호가 말했다.
“수민이라고 했나? 앉아, 편하게 앉아.”
이태식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직도 어안이 벙벙했다. 연초월은 아들을 끌고 구석으로 향했다. 이태식도 뒤를 따랐다.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아가씨가 예쁘게 생겼지만 너무 갑작스럽잖아! 한번 갔다가 온 분이셔? 우리는 돈도 없는데 괜찮은 거야?”
연초월은 걱정이 앞섰다.
이태호는 두 사람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래? 그러니까 이 아가씨가 신씨 집안의 딸이란 말이야?”
이태식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당시 신씨 집안에 있었던 일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신씨 집안의 딸과 잤다는 남자가 이태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몇 년 동안 우리한테 돈을 준 거였어? 대가문의 아가씨가 모든 걸 버리고 네 아이를 낳았으니까 네가 상상도 못 할 고생을 했을 거야. 그러니까 태호 네가 잘해줘야 해! 알겠지?”
이태식이 말을 이어갔다.
“그래, 이런 여자는 드물어. 너를 몇 년 동안이나 기다렸다는 건 적어도 그 희주보다 천 배 만 배는 나아! 우리를 싫어하지만 않았으면 좋을 텐데.”
이태호가 웃으며 답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는 더 이상 가난하지 않으니까.”
이윽고 그는 차 트렁크를 열고 쇼핑백을 꺼냈다.
“이건 모두 엄마, 아빠를 위해 산 옷들이에요.”
“너 왜 이렇게 옷을 많이 샀어? 아내랑 아이한테 사줘야지!”
연초월은 아들을 야단치기 바빴다.
“다 사줬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이태호는 은재를 보며 말했다.
“은재야,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인사드려.”
은재는 아직 낯선 듯 낮은 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고, 우리 손녀 귀엽네!”
아들이 장가가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던 연초월은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태식도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내 눈물을 보였다.
이태호는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
“엄마, 아빠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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