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이태호는 어떤 차를 살지 고민이 되었다. 돈도 많으니 적어도 아우디는 사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 좀 있다고 허풍 떨지 말아요. 부모님께서 피땀 흘리며 번 돈을 이렇게 흥청망청 쓰면 어떡해요? 친척들한테도 돌려줘야 할 돈이 있다면서요? 지난번에 태호 씨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들었어요.”
신수민은 화가 났다.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쓰면 안 돼요! 은재랑 나, 그리고 부모님한테 사는 건 그렇다 쳐도 빚도 있는 마당에 비싼 차를 왜 사는 거예요?”
그녀는 진짜로 화를 냈다.
그러나 어차피 그녀가 그의 말을 믿지 않으니 말할 필요도 없었다. 돈 많은 티를 아직 내지 않는 게 좋았다. 이번 기회에 친척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제대로 시험해보고 싶었다. 돈 많은 티를 냈다가 모두 그를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할지도 모른다.
“알겠어요. 더 이상 허풍 치지 않을게요. 자기 말에 따를게요.”
신수민이 그제야 발길을 멈췄다.
“그냥 싸구려 차를 사요. 탈 수 있는 차면 되죠.”
“맞아요. 탈 수 있으면 되는 거죠.”
이태호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신수민이 현모양처인 건 확실했다. 정희주였다면 분명 비싼 차를 사려고 떼라도 부렸을 것이다.
“일단 친척들한테 진 빚을 다 돌려주고 은재 유치원부터 알아봐요. 지금 유치원 학비도 만만치 않은데,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죠.”
신수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세 사람은 차를 산 후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근데 제가 원주 호텔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집으로 향하던 중 이태호가 신수민을 보며 물었다.
“집으로 찾아갔었는데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원주 호텔에서 하현우랑 정희주가 결혼한다는 사실이 떠올랐어요. 행여 소란을 피우러 간 게 아닐까 하고 찾아간 거죠. 거기서 진짜 소란을 피우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신수민은 이태호를 흘겨봤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좀 자제해요. 전 그냥 가족이랑 조용하게 살고 싶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 다 보상해줄 거니까.”
이때, 이태호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오늘 부모님 만나러 가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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