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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바로 그때 백씨네 집사가 백진수에게 걱정 어린 어조로 물었다. 일가친척도 아닌데다 백씨네로 위해 삼십여 년의 청춘을 바친 이 노인을 바라보며 백진수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저 괜찮아요 집사님, 제 몸에 쌓여 있는 독극물을 이태호씨께서 거의 다 배출해 주셨습니다. 남아 있는 잔여물들은 이태호씨의 처방대로 한약을 지어 먹으면 깨끗하게 없어 질거고요." 그의 말에 집사는 한시름이 놓였다. "명의님이 우리 주인님을 살려 주셨다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줄곧 그 하인을 몰래 지켜보고 있던 이태호는 집사에게 웃으며 답했다. "별 말씀을요, 제가 지연의 친군데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그는 말을 마치곤 종이와 펜을 요구해 처방전을 써서 집사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가주님이 집 밖에 잘 나가시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중독 되신거예요?" 고민해 보니 의혹이 잘 풀리지 않았던 집사는 백진수에게 물었다. 머리가 복잡해져 해명하기도 귀찮았던 백진수는 손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들 수고가 많네요, 저도 이젠 다 괜찮아졌으니 여기에 모여 있지 말고 볼 일들 보세요." "알겠습니다." 집사와 기타 백씨네 하인들은 밖으로 향했다. 그러나 몇 걸음 가지도 않아 이태호는 아까 그 중년 여성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어이, 거기 멈춰 서세요." 이태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식겁해진 그 여성은 몸을 떨며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저한테 뭐 볼 일이라도 있으신거예요?" 이태호가 왜 이아줌마에게 고함을 지르는지 예측이 안 됐던 백지연도 당혹스러웠다. "놀랬잖아? 우리 집에서 수년간 일해 온 이아줌마한테 왜 그래?" 이태호는 이내 미소를 보였다. "그냥 땅에 뭘 떨어뜨렸길래 알려줄려고 했지." 이태호는 땅에서 지갑 하나를 주워 그 여성에게 건네주었다. "이아줌마의 지갑이 떨어져 있길래 부른거예요." "어머, 감사합니다." 언제 주머니에서 지갑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혹여 이태호가 뭐라도 눈치 챘을 까 식은 땀만 흘리던 이아줌마는 그제야 안도하고 있었다. "별 것도 아닌데요 뭐." 이태호는 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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