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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이태호는 방실방실 웃으며 물었다. "누나, 사직하러 가야죠? 육 억원을 손에 쥐고 있는데 뭐가 부족하다고 그런 데서 계속 일하실 거예요? 이모, 이모부가 혹시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하면 그냥 제가 누나한테 갚는 돈이라고 설명해 드리세요. 일단 먼저 사직하고 나서 같이 아파트 보러 가요." "아파트?" 이렇게 큰 사건을 불러 일으켜 놓고선 아파 보러 가자고 하는 이태호의 모습에 왕향금은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이태호의 자신만만한 모습에 그녀 역시 더 이상 도망가자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다만 이태호가 그 놈들의 배후 세력에 개의치 않을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태호는 어느 한 술집 앞에 차를 세웠다. 주차한 후 이태호와 왕향금은 술집으로 들어섰다. 곧장 술집 매니저를 발견한 왕향금은 입을 열었다. "매니저, 일 그만둘래요." 왕향금은 매니저를 쳐다 보며 말을 덧붙였다. "이번 달 출근한 날짜는 며칠 안 되지만 술값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백 만원정도 되더라고요, 그거 받으려고 왔어요, 언제쯤이면 지불 가능할 까요?" "그만 둔다고?" 잠시 멍해져 있던 하경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비주얼도 예쁘고 몸매도 훌륭한 왕향금에게 푹 빠진 어느 한 재벌 2세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하경리에게 천 만원도 넘는 돈을 비밀리에 챙겨 주며 그녀를 꼭 손에 넣어야 겠다고 했다, 하여 하경리는 오늘 밤 미리 약을 탄 술과 왕향금을 그 룸에 들여놓기만 하면 대성공이었다. 그 룸에 들어선 순간 왕향금은 재벌 2세가 따르는 약 타 놓은 술만 마시면 둘이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돈을 챙겼으니 대수롭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돈은 이미 받았고 풍관한테도 신신당부했던 하경리는 이런 변수가 생길 줄은 몰랐다. 왕향금이 그만두게 돼 버리면 돈을 뱉어 내야 되잖아? 돈만 뱉으면 끝인가? 도련님 기분을 언짢게 했다간 따귀까지 맞아야 하는데 나같은 별 볼일 없는 놈이 무슨 수로 상황을 무마할 수 있겠는가? 얼떨떨해진 하경리는 곧장 미소를 보이며 물었다. "향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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