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이태호는 그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그가 지닌 재산이라면 평생 놀고먹어도 충분하다. 그는 신수민이 회사에 출근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는 신수민을 놀래키지 않기 위해 재산의 일부분만 보여준 것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수민이가 다시 출근하길 바라요?”
이에 신수연이 버럭했다.
“그럼 태호 씨가 우리 언니를 먹여 살릴 수 있어요? 우리는 상류사회의 삶을 원해요.”
이태호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여 그는 신수민을 보며 물었다.
“자기야, 할머니랑 관계를 회복하고 회사에 다니고 싶어?”
신수민이 잠시 고민했다.
“할머니는 모르겠고 회사는 다시 다니고 싶어. 그 신민석한테 골탕을 먹여주고 싶거든.”
이에 신수연이 맞장구쳤다.
“신민석이 부장이 된 이후로 회사 운영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자기편만 남기고 밑에 있는 직원들을 모두 잘랐죠.”
신민석 얘기에 소지민도 화가 났다.
“신민석 그놈이 수민이 자리를 뺏지 못해 안달이 나 있었어. 수민이가 쫓겨난 이후로 우리한테 주는 돈을 계속 깎으며 우리를 괴롭혔지. 그리고 우리 남편도 창고로 보냈어.”
신영식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우리를 조롱하고 수민이가 일자리를 얻지 못하도록 수단을 썼어. 그래서 수민이가 할 수 없이 배달 일을 시작한 거야.”
이태호는 그제야 신수민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신씨 집안 사람이었고 왕사모님이 심하게 굴었지만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터라 마음속의 원한이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신씨 집안으로 돌아가면 신민석한테 복수할 기회가 찾아온다.
신수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 할머니가 미운 게 아니에요. 지금 신씨 집안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니까 신민석한테 모든 걸 맡길 순 없어요. 가문이 신민석의 손에 의해 망가져가는 걸 지켜볼 수 없어요. 할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래, 할아버지가 널 엄청 예뻐했잖아. 너무 일찍이 돌아가셨어.”
신영식이 한숨을 내뱉었다.
“어머니는 남존여비 사상이 너무 심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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