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그는 고개를 돌려 환자를 바라보았다.
음양이 균형을 잃은 그의 상태는 비교적 심각한 정도였다.
한약을 몇 달 먹으며 치료하는 게 시급했다.
그는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할지 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양명준은 그가 말이 없자 찔려서 할 말이 없는 거로 착각하고 호통쳤다.
“왜 말이 없지? 할 말없지? 당신은 그냥 어쩌다 얻어걸린 거야! 분명 환자는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었고 당신은 이때다 싶어서 침을 놓는 척만 한 거야. 그래야 당신이 이 환자를 치료한 게 되니까! 당신 딱 기다려! 이거 엄청난 문제야! 당신 고소장 받을 준비해! 환자가족도 진실을 알면 당신을 고소할 거야! 이건 의술이 아닌 사기라고!”
사기라는 말에 이장훈은 인상을 확 찌푸렸다.
이 무능한 의사는 지금 그에게 사기꾼 프레임까지 씌우려 하고 있었다.
그가 반박하려는데 이미려가 다가오더니 이장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우리 남편과 우리 가족을 살렸어요. 당신은 우리 가족의 은인이세요.”
이장훈은 서둘러 이미려를 부축해서 일으키며 말했다.
“어서 일어나세요. 저는 의사고 환자를 살리는 건 제 일인걸요. 이러시면 저 곤란해요!”
이미려는 일어나기는커녕 고개를 돌려 환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어서 와서 의사 선생님께 인사드려요. 병원에서는 식물인간 판정을 내린 당신을 치료해 준 분이에요.”
환자는 무슨 상황인지 조금 떨떠름했지만 아내의 반응을 보고 대략적으로 상황을 짐작했다. 그는 이장훈의 앞으로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쓰러졌으면 애들 엄마와 애들 정말 살아가기 힘들었을 거예요. 정말 고맙습니다.”
세 아이도 부모님이 하는 것을 보고 다가와서 무릎을 꿇었다.
이장훈은 서둘러 그들을 일으키느라 진땀을 뺐다.
옆에서 지켜보던 양명훈은 얼굴이 음침하게 굳은 채로 환자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니, 보호자분, 생각 좀 해봐요. 제대로 된 의학 공부를 하지도 못한 사람이 무슨 수로 식물인간을 깨운단 말입니까? 분명 환자는 진작에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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