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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장

그녀는 예리하고 박력이 있는데다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옆에 있어서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할아버지, 고마워요. 할아버지의 손녀라는 게 정말로 자랑스러워요.” 조태풍은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네! 네 스스로를 희생해서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했는데 우리 손녀를 위해서라면 할아버지는 뭐든 다 내줄 수 있어! 그리고 우리 수연이야말로 할아버지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야.” ... 다음 날 아침. 한 줄기 햇빛은 차창을 통해 사무실을 비추고 있었다. 워낙 아름다운 얼굴이 더욱 화사하게 빛나고 있었고 마치 이슬을 머금은 꽃처럼 찬란했다. 유은정은 한참을 넋을 잃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와 친구가 되어서도 질투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나 보다. 조수연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 걸 지켜보던 유은정이 입을 열었다. “수연아, 오늘은 연구소 대표직으로 포럼에 참석해야 해서 네 옆에 있어 주지 못할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난 조수연의 예쁜 얼굴에 굳건함이 물들어 있었다. “오늘은 나 혼자서 갈 거야.” 확고한 기세와 함께 당당한 기운을 풍기고 있는 그녀는 햇빛에 반사돼 늠름한 자태가 빛나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시선을 뗄 수 없는 유은정은 속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장훈하고 헤어진 이유로 고통스러워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감정을 추스를 수가 있는 거지? 혹시 이장훈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걸까? 그러한 과감한 생각을 하고 나니 그녀는 마음이 설레고 있었다. 어쩌면 나한테도 기회가 온 거 아닐까? 그 기대만으로도 알 수 없는 흥분이 깃들었던 그녀는 한 편으로는 조수연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는 손을 흔들어 인사를 마친 뒤 허둥지둥 뛰쳐나갔다. 의약 업계 포럼. 주로는 인재들 교류, 새로운 의술 교류나 의약 원료 교류를 하는 포럼이었다. 한 부스를 빌린 유은정은 주윤성을 데리고 들어가 광고판을 펼쳤다. 다음 동작을 하기도 전에 경비원 몇 명이 다가와 광고판을 걷어차고 있었다. “당신들 자재는 몰수할 거야. 당장 나가!” 유은정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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