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장
“당신처럼 날 사랑해 줬었던 남자는 이 세상에 더는 없을 것 같아. 나중에 당신이 어떤 여자하고 결혼하던 상관하지 않을게. 명분도 필요없어. 그냥 당신 옆에 있고 싶어.”
김인영이 무슨 자극으로 이런 말을 내뱉는지 모르는 이장훈은 똑같은 장소에서 두 번 넘어지고 싶지 않았다.
“네 얼굴 자체를 보고 싶지 않아!”
김인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장훈 씨! 내가 명분도 필요 없이 내연녀 하겠다는데 그래도 안 돼? 왜 이렇게 나를 못살게 구는 건데?”
이장훈은 심호흡을 했다.
“그런 거 아니야. 지금은 진짜 바쁘니까 널 상대할 시간이 없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는 김인영은 눈에 불을 켰다.
“장훈 씨! 내가 나중에 무슨 일을 저지르더라도 전부 당신 때문이야! 그러니까 후회하지 마!”
이장훈은 싸늘하게 답했다.
“사라져!”
모든 걸 내걸고 이 여자를 사랑했었고 심지어 이 여자를 위한답시고 감옥행까지 감행했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전혀 소중한 줄을 모르는 사람이다.
지나간 일들을 겨우 다 잊었던 이장훈은 또다시 자신이 개먹이가 되는 꼴을 볼 수가 없었다.
김인영은 이를 깨물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마저 소멸했다 이거지? 꼭 후회할 거야! 이제부터는 그 누구에게도 무릎을 꿇거나 애걸하는 일은 없어. 내가 원하는 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손에 넣을 거니까 똑똑히 지켜봐.”
말을 마치고 훌쩍 떠난 그녀는 이미 흑화되었다.
며칠 동안 마음을 어기는 일들로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과거의 행복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는 회복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게 내연녀로 이장훈의 일부분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정도라도 말이다.
그런데... 이장훈이 거절했다.
지난 과거에 미련을 떨쳤으니 그녀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걸 위해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야만 한다.
이장훈은 오늘날의 결정으로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검은색 승용차 앞으로 걸어가 문을 당겨 안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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