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거기에서 기다려.”
나영재는 당부하면서 약속을 했다.
“내가 지금 바로 갈게. 허튼 생각하지 말고.”
“그렇지만……너랑 소희 씨 사이에……”
“내가 처리할게.”
나영재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고는 휴대폰을 안소희에게 돌려주면서 원망의 어투로 말했다.
“오늘부로 기존에 했던 약속은 없던 걸로 해. 가윤이가 일이 있어서 지금 가서 함께 있어줘야 해.”
안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영재를 쳐다보기만 했다.
나영재가 처음으로 약속을 어겼다.
“이것 때문에 나랑 이혼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당신을 동의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나영재는 안소희가 후퇴할 길까지 막아놨다.
안소희는 별로 신경이 안 쓰였다.
나영재보다도 이 더럽고 황당한 결혼을 하루 빨리 마무리 짓고 싶은 게 안소희다.
그녀는 한 가지만 묻고 싶었다.
“나영재.”
나영재가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도 허가윤이 좋아?”
안소희는 엄청 평온한 태도로 물었다.
“그래.”
“누차 내 기분을 더럽힐 만큼 그렇게 좋아?”
나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소희는 더 이상 나영재와 가치관 같은 거 논할 마음도 없었다.
“만약 오늘 허가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떠난다면, 다음에 우리는 원수로 마주칠 거야.”
협의이혼하고 낯선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안소희의 최선의 인내였다.
하지만 상대방이 약속을 어긴다면, 걸림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안소희는 배우자의 외도가 너무 싫었다.
“그렇게 유치할 필요는 없잖아.”
나영재는 안소희의 말에 화를 냈다.
“만약 가윤이에게 큰 일이 없었으면 나도 우리 사이의 약속을 어기지 않았을 거야.”
“그건 나랑 상관 없는 일이야.”
“안소희!”
“여기까지 말했으니 선택은 당신이 해.”
안소희는 커피를 저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나영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당신 진짜 이렇게 사람을 화나게 할 거야?”
“역시 나 대표님은 시시비비를 이상하게 가르시네요.”
안소희는 숟가락을 놓고 입꼬리를 말아올리면서 비웃었다.
“당신이 바람 피워 놓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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