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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안소희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가 미끄러져 테이블 위에 떨어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그대로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다. 조금 있으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기분은, 오늘 머리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영재가 말한 말과 떠날 때 차갑고 벽을 둔 뒷모습이 계속해서 뇌리에 맴돌고 있었다. 10분이 더 지나도 여전히 기분 전환이 되지 않았다. 답답함에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닥치는대로 차를 잡고 시내 중심가에 있는 술집으로 갔다. 하지만 계산을 하려던 중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휴대폰을 가지러 다시 가지 않고 지갑을 꺼내서 돈을 지불하고 바에 들어갔다. 바 내부는 다채로운 색상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안소희 자리에 앉아 술 두 잔을 주문했다. 안소희는 술에 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취하지도 않았다. 단지 이곳이 시끄러워서 온 것이었다. 지금처럼 술이 오르자마자 누군가 옆에 앉아서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아가씨, 혼자 왔어?" "비켜." 안소희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사납게 굴지 마. 다 놀러 온 사람들끼리 함께 한잔해." 남자는 가까이 다가가며 몰래 안소희의 술잔에 약을 탔다. 안소희는 이런 수단을 너무 많이 봐서 익숙해졌다. 이와 동시에. 다른 남자들도 모여들었다. 안소희의 미모는 바처럼 어두운 곳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로 예뻤고, 차가움 속에 깃든 차분한 분위기는 남자들에게 찍히기 쉬웠다. 안소희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오늘 룸을 선택하지 않고 사람이 많은 야외 부스를 선택한 건 순전히 기분이 좋지 않아 나중에 누가 건드리면 패버리려는 생각 때문이었다. "동생, 성격 참 개성 있네." "오늘 밤 비용은 오빠가 다 부담해 줄게." "마시고 싶은 거 다 주문해. 내가 쏠게." 둘러싼 남자들이 각자 한마디씩 뱉었다. 그 중 한 명은 약을 탄 술을 안소희에게 건네며 얼굴 가득 나는 단지 너와 친구가 되고 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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