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4장
“네 엄마 원래 말수 적어.”
진이준은 손으로 나은의 이마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교를 늘어놓았다.
“엄마를 나영재와 단둘이 있게 하면 엄마가 불편하지 않겠어?”
나은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나영재가 엄마를 많이 그리워했다는 것만 생각하다 보니 미처 다른 건 신경 쓰지 못했다.
그러자 진이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콕콕 찌르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아빠보다 엄마를 더 기쁘게 해준다는 말은 취소해야 겠다.”
“잠시 생각이 짧았을 뿐이에요.”
나은은 합리화하며 변명했다.
“그러게, 누가 조진한을 위층으로 따로 불러내서 제 머릿속을 어지럽히래요?”
“그래서 내 탓이다?”
진이준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나은은 눈치 빠르게 얼른 대답했다.
“아니, 내 탓이지.”
“혼자 가서 재료 고르고 와. 아빤 먼저 들어갈 테니까.”
진이준은 이쯤에서 얘기를 끝냈고 나은은 알겠다고 대답하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훤칠하고 멋진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녀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나영재와 진이준을 전체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 그래도 안소희한테는 진이준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나영재는 엄마처럼 과묵했고 둘이 평생 함께였다면 무척 무료할 듯했다.
하지만 진이준은 겉으로는 말수가 적어보이지만 실제로 엄마 앞에서는 전형적인 활발한 수다쟁이로 탈바꿈했다.
나은은 문득 그녀도 수다쟁이인 게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앞으로 조진한과 교제를 하는 동안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뜰 안.
나준과 조진한이 술 창고에 술을 가지러 가자, 안소희와 나영재만 남게 되었다.
세월이 꽤 흘렀다 보니 이제 두 사람도 더 이상 그때처럼 옛일에 얽매이지 않고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조진한, 애가 괜찮아.”
나영재가 먼저 물꼬를 텄다. 자성의 울림을 주는 듣기 좋은 목소리는 여전했다.
“내가 진한이 자라는 거 쭉 지켜봤잖아. 나은이 걱정 안 해도 돼.”
안소희는 나지막이 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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