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2장
그때의 그는, 그 자신조차도 혐오스럽다고 여길 지경이었다.
진이준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조진한이 과도한 통제욕과 소유욕으로 인해 진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진이준은 조진한의 상태가 이 정도일 거라고 으레 짐작했었다. 일반적인 통제욕과 소유욕이라면 애초에 의사를 만날 필요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행동에 옮기지 않고?”
진이준이 또 물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진정 묻고 싶었던 궁극적인 질문이었다.
“모르겠습니다.”
조진한은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말했다.
“나은이가 무서워하고 우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나은이가 너무 예뻐서 감히 그렇게 거칠게 나은이를 대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조차 몰랐다.
다만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려고 할 때마다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죄책감이 든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이런 감정들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불안정해졌고 결국 진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진이준이 계속해서 물었다.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조절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조진한은 지금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나은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진이준이 조진한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
“나은이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나?”
“나은이는 제 정신 지주, 버팀목이에요.”
생각을 거치지 않고 대답하자 문득 나은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실감이 났다.
그 외에도, 나은은 그의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빛이었다.
“나도 나은이 엄마도 두 사람 만나는 거 찬성해.”
진이준은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며 한마디 덧붙였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말씀하세요.”
조진한의 마음은 여전히 심장이 떨렸다.
“우리 나은이, 많이 사랑해 주렴.”
진이준이 말을 이었다.
“우리가 너무 곱게 키웠는지 버릇이 나빠져서 때로 제멋대로 굴 때도 있을 거야. 네가 그런 나은이를 좀 더 포용해 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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