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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장

허가윤은 나영재가 자신이 옷을 벗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 도박을 걸었다.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단추 하나를 풀자마자 나영재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만둬."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가서 병원기록을 찾아봐." 허가윤의 볼 위로 눈물자국이 나있었다. "전에 너한테 말했었던 개인병원이야. 내 이름으로 입원했어." 나영재는 처음으로 허가윤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확인해 볼게." "그래." 허가윤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은 그 사람 산하의 사립병원이라 나영재가 조사를 한다 해도 그들이 보여주려는 결과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태연자약한 허가윤의 표정에 나영재는 의아한 점을 물었다. "그럼 왜 나한테 이미 완치됐다고 거짓말 했어?" "널 사랑하고 옆에 있고 싶으니까." 한 줄의 진실을 밝힌 허가윤은 뒤에 또다시 거짓말을 덧붙였다. "어차피 몇 개월 뒤면 나는 세상에서 사라질 테니까 너와 결혼하고 미련 없이 떠나고 싶어." "가윤아." 나영재는 지금 자신이 느끼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안 믿는 거 알아. 기다릴 게." 나영재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는 허가윤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진솔했다. "다 확인하고 나서 찾아와." 핸드폰을 건네받은 나영재는 아직 꺼지지 않은 액정에 떠있는 사진을 힐끔 바라보았다. 허가윤은 나영재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 말을 이어갔다. "이 사진도 진짜야. 그냥 죽는 날만 기다리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수술하라고 날 설득했어. 내 곁을 한동안 지켜줬고 일주일 정도 사귀었어. 나중에는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 헤어졌지만." "신경 쓰인다면 지금 바로 떠날게." 허가윤은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를 선택했다. 역시나 이 방법은 효과가 좋았다. 아무리 나영재일지라도 허가윤의 수단에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덫을 놓으며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고 허가윤이 잡아뗐다면 의심을 거두지 않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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