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6장
“심서는 주현규 씨가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나영재가 얇은 입술을 달싹이며 입을 열었다.
이에 주현규가 눈살을 찌푸렸다.
“전화를 받고 병원에 왔을 때 이미 피투성이로 수술실에 실려 갔고요.”
나영재가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심서가 저한테 무슨 말을 남겼는지 압니까?”
“뭔데요?”
주현규가 물었다.
“수술을 버텨내지 못하게 되더라도 주현규 씨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나영재는 깊은 눈동자로 주현규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주현규 씨가 만약 물어보면 가문으로 돌아갔다 답하라고 하더군요.”
주현규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동안 심서에게 모질게 했던 말들에 마음이 아팠다면 지금은 숨이 막혀왔다.
왜 그런 바보같은 말을 남긴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분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영재가 입술을 살짝 오므리며 또박또박 말했다.
“주현규 씨가 온 이상 심서의 상황을 주현규 씨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다 제 탓입니다...”
주현규는 난생 처음으로 후회라는 감정을 느꼈다.
“그의 상황을 알고 싶습니까?”
댄디한 정장 차림의 나영재는 유난히 멋지고 시크했다.
“네.”
주현규가 담담히 대답했다.
심서가 어떤 상처를 입었든지 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릴 작정이었다.
나영재는 그를 데리고 의사에게 가서 심서의 상황을 그에게 알렸다.
“제가 구할 수 있습니다.”
주현규는 병례와 각종 검사표, 부상 정도를 보고 나서 확신에 가득 찬 한마디를 내뱉었다.
“아무도 살릴 수 없습니다.”
의사가 복잡한 감정을 담아 입을 열었다.
“환자분께서 생존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수술실로 가는 동안 환자분께서 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계속 미안하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지금 어디 있습니까.”
주현규는 무너지려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심서가 살 의지가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그가 죽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 그는 죽을 수 없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의사는 나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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