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장

나영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이게 다 너를 위한 거잖아?" 나영재는 어두운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무슨 자신감으로 그 말을 하는 거냐고 말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 둘뿐이야. 말해봐. 형수가 아직 첫사랑에게 미련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 나영우의 얼굴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나영재는 와인을 한 잔 따라서 다 마시고 난 후 무뚝뚝하게 한 마디 던졌다. "별생각 없어." "허세 부리지 마." 나영우는 거침없이 그를 들쑤셨다. "정말 아무 감정이 없는데 진실게임 할 때 형수한테 첫사랑의 이름과 나이, 직업을 알려달라고 했다고?" 나영재는 할 말이 없었다. '저 녀석 진짜 귀찮게 하네.'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할 줄도 알아야 해." 나영우는 정곡을 찔렀다. 오늘 밤의 일은 형이 형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으로, 첫사랑에 대한 그의 반응 때문에 형이 형수의 미련 가득한 첫사랑을 신경 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영우는 약을 다시 먹기로 했다. “만약 형수의 첫사랑이 지금 찾아와서 너하고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한다면 너는 어떨 것 같아?” "걔가 잘도." 나영재의 눈빛이 일순간 차가워졌다. “못할 게 뭐가 있어?” 나영우는 항상 내키는 대로 말하며 사람의 마음을 후벼팠다. "너도 네 첫사랑을 위해서 그녀와 이혼했는데 왜 그녀는 자신의 첫사랑을 위해서 너와 이혼하지 못한다는 거야?" 나영재의 차가운 눈빛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의 몸에서 스산한 기운이 계속 뿜어져 나왔다. 결국 그는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이건 달라."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나영우는 모든 걸 다 말했고, 나머지는 그에게 달렸다. "나 씨 할아버지는 이미 팔순 잔치를 준비하고 계셔. 나중에 형수가 이혼하자고 하면, 내일이라도 형수에게 이 일을 말해." 말을 마친 후 그는 방으로 돌아갔다. 나영재는 밝은 거실에 혼자 앉아 나영우가 했던 말을 곱씹으니, 마음속에 짜증이 밀려왔다. 그는 손을 뻗어 넥타이를 잡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