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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장

한 시간 후, 따뜻한 색감의 코트를 입고 갈색 머리카락을 등에 늘어뜨린 우기가 도착했다. 우기는 문 밖의 경호원의 안내를 받고 들어왔다. 전화로 서도훈이 말한 안소희가 자신의 친구인 안소희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야심한 밤에 외진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도훈 씨." 문 앞에 서 있는 서도훈을 보고 우기는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눈앞의 사람은 서도훈이었다. 법조계의 인재이자 많은 일류 변호사들이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대단한 인물이다. "소희 씨는 안에 있어요." 서도훈은 온화하게 대답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안소희의 아명을 직접적으로 입에 올리지 않았다. "좀 취한 상태라 옆에서 돌봐주세요." 우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 우기는 서도훈을 뒤따라가며 마음속으로 안소희에 관해 생각했다. '결혼했다는 사람이 설마 서도훈인가?'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안에서 안소희를 챙기고 있는 사람을 보고 우기는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 나영재?? "소희가..." 우기는 오작동이 나버린 머리로 거실에 멈춰 섰다. 우기의 목소리에 안소희는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눈빛은 평소보다 반짝였다. 벌떡 몸을 일으킨 안소희는 우기를 향해 달려가 폭삭 품에 안겼다. "우기!" 우기는 멍했다. 안소희를 마주 안으면서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자신처럼 별 볼일 없는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만나기 가장 어렵다는 나영재와 서도훈을 동시에 보게 되었다. 이 일을 이야기해도 아마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슨 상황이야?" 우기는 작은 목소리로 안소희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랑 자고 싶지 않아." 지금의 안소희는 숨기는 것 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안고 있는 우기가 참 부드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너와 잘 거야." 우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사람이 누군데?" " 나영재." 안소희는 또박또박하게 이름을 불렀다. 우기는 무의식적으로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검은 양복의 남자를 쳐다봤다. 그 순간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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