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2장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지현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검증하고 싶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정윤희에게 6억 원을 송금했다. 계좌이체에 성공한 후 그의 시선은 정윤희에게로 향했다. 그는 그녀가 조금이나마 괴로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메시지 알림음이 울리자, 정윤희는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았다. 그 후, 그녀는 기쁨에 찬 얼굴로 딸과 남편을 껴안았다. 희미하게나마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 전액,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 내일 집을 보러 가자… “지현아.” 주희는 문득 남지현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괜찮아.” 남지현은 주희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어.” 잠시 후, 남지현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않고 주희와 함께 아무런 미련도 없이 이 도시를 떠났다. 정윤희는 한껏 기뻐한 뒤에야 자신의 딸과 남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지현이가 돈을 보낸 것은 나랑 연락을 끊겠다고 마음먹었다는 뜻인가?” “오히려 잘 됐어.” 오지형이 말했다. “지현이가 먼저 인연을 끊어버렸으니 그렇게 슬퍼하지 않아도 돼.” 그 말에 두 사람의 딸은 한껏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뭘 끊는다는 거예요?” 오지형과 정윤희는 이 일을 자기 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딸이 계속 추궁을 해오자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정윤희의 딸은 대뜸 화를 냈다. 조금 전의 기쁨은 온데간데없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에는 오빠한테 빚을 졌으니 잘 갚을 거라고 했잖아요.” “걔가 원하지 않은 거야.” 정윤희가 말했다. “오늘 식사 내내 그는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었어. 곧 부잣집 딸과 결혼할 예정이니 우리랑 연락을 끊어도 상관없지.” “그래요?” 정윤희의 딸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너를 속여서 뭐해?” 오지형이 말했다. 그는 자기 딸이 이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돈은 네 오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