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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장

소파에 앉아 있는 그녀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손가락을 움직여 그녀에게 답장을 보냈다. [남자 친구가 알까 봐 무서워?] 주희는 남지현을 흘깃 쳐다봤다.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허튼 걱정을 하는 게 싫었다. 염나연은 계속해서 답장을 보냈다. [나중에 네 남자 친구 따로 불러내서 직접 보여줄게.] 주희의 대답도 간결했다. [그럼 부탁 좀 할게. 저 목석같은 애가 경험이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만나게 되면 제대로 좀 설명을 해 줘. 잘 모를 수도 있거든.] “….” 임나연은 할 말을 잃었다. ‘대단하네.’ 보통 사람이었으면 이런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잠깐 감정을 추스른 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놀리지 않았다. [거짓말이야, 영상은 없어.] 그녀가 변태도 아니고 그런 걸 저장할 이유는 없었다. [알아.] 염나연은 저쪽에 취해 있는 백연우와 강아인을 쳐다보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마음속에 담고 있던 그 말을 보냈다. [시간 나면 남지현에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좋기는 결혼 전에.] 비록 남지현은 주희를 아주 좋아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어떤 일은 잘 모르는 것이었다. 주희는 놀리기 딱 좋은 사람이라 그녀는 아직 이렇게 티키타카가 잘 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다. 주희는 잠시 망설이다 이내 다른 말을 꺼냈다. [술 적당히 먹어. 그 남자 친구라는 사람들에게 네 인생 그만 낭비하고. 네 가치는 남자 친구를 통해 보여지는게 아니니까.] 그 간단한 말에 염나연은 가슴이 답답해지며 무너져버릴 뻔했다. 그녀는 음량을 낮춘 뒤 전화를 걸었다. 주희가 전화를 받은 순간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넌 진짜, 사람이 좋아할 수가 없게 해.” “너도 마찬가지야.” 대화를 나누는 내내 주희는 담담했다. “나도 너 안 좋아해.” “주희야.” “왜.” “너 진짜 싫어.” “그대로 반사.” “근데 갑자기 네가 안 거슬리네.” 염나연은 화제를 돌렸다. 술 때문인지, 아니면 주희의 가치에 관한 말이 그녀 마음 깊숙한 어딘가를 찔렀기 때문인지 별안간 감성적으로 굴었다. “네 어깨 좀 빌려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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