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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장

타자를 하던 주희의 손이 멈추더니 두 눈을 빛냈다. 맞아! 세븐 빌리지 안에서 만나자고 했지, 같이 밥을 먹자는 얘기는 아니지 않았던가. “지현아, 진짜 똑똑하네!” 주희는 배시시 웃으며 눈꼬리를 휘었다. 그에 남지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칭찬에 조금 민망해졌다. “별거 아니야.” “내가 아는 게네들이라면 분명 얼굴 본 다음에 꼬실려고 할 거야.” 조주희는 그들이 일정 기간마다 애인을 바꾸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 남지현은 얌전하게 대답했다. “응.” 남지현 쪽 친구들도 적잖이 소동이 일었다.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성진영이었다. 두 사람이 올린 게시글을 본 그는 곧바로 남지현에게 전화를 해 한바탕 따져 물었다. “두 사람 다 너무한 거 아니야?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말도 안 해줄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이어준 사이잖아.” “우린 그냥 이런 사소한 일로 두 사람 신혼여행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거야.” 주희가 핑계를 대자 남지현은 곧바로 응했다. “맞아.” “하도 허접한 핑계라 뭐라 하고 싶지도 않다.” 성진영은 두 사람이 자신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이어준 값은 줘야지. 그래도 기업 대표에 재벌가 아가씨인데, 그냥 넘어갈 건 아니지?” “무슨 값?” 남지현은 조금 의아해졌다. 이어줬다고 값도 치러야 하는 건가? 주희는 조금 양심에 찔려 작게 헛기침을 했다. “주희가 말 안 해줬어?” 성진영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말했는데 기억 못 하는 거야.” 주희는 이어질 성진영의 말을 잘랐다. “걱정마. 약속한 건 하나도 빠짐없이 줄게.” “그래.” 성진영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럼 방해하지 않을 게, 두 사람 오래가길 바라.” 이내 통화가 끊기고 나서도 남지현은 값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 성진영이 말한 거 뭐야?” “별거 아니야.” 주희는 말할 생각이 없었다. 이야기를 했다간 남지현이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성진영 성격 알잖아. 두 사람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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