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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장

나는 식탁 위에 차려진 아침 식사를 바라보았다. 샌드위치, 계란후라이, 만두와 죽이 놓여 있었는데 아침 식사라고 하기엔 양과 종류가 너무 많았다. “넌 먹었어?” 내 물음에 하지훈은 여전히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먹었어.” 나는 더는 할 말이 없어 조용히 도시락통을 가져와 샌드위치와 만두 두 개를 담았다. 그러나 식탁 위엔 아직도 음식이 많이 남아 있어 나는 참지 못하고 하지훈에게 말했다. “앞으로 아침을 이렇게 많이 만들 필요 없어. 너 혼자 먹을 건데 번거롭기도 하고 낭비잖아. 사실 배달을 시켜도 되고 회사 가는 길에 사 먹어도 되고, 아니면 비서한테 사 오라고 시켜도 되잖아. 이거 봐, 식탁 가득 아침을 만드는 건 음식과 네 시간을 전부 낭비하는 일이야.” 내 말에 마침내 고개를 든 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순간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훈은 느릿하게 나를 향해 웃었다. “그래서 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다 버릴 거야!” “먹을게...” 나는 재빨리 도시락통에 담은 샌드위치와 만두를 뒤로 숨기며 하지훈에게 웃어 보였다. “먹을 거야!” 문득 나는 음식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고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 도시락통을 몇 개 더 가져왔다. 그리고 죽을 제외한 아침을 전부 도시락통에 담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뭐 하는 거야?” 나는 도시락통에 음식을 담으며 대꾸했다. “음식을 낭비하는 건 잘못된 일인 것 같아. 게다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아침 밥인데 회사에 가져가서 동료들한테 나눠주려고. 분명 몇몇 사람은 아침 먹을 시간도 없었을 거야.” “펑!”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식탁에 놓여 있던 잡지를 하지훈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나는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지만 밖으로 나가는 냉랭한 하지훈의 뒷모습만 보였다. 나는 하지훈이 대체 왜 화를 내는 것인지 의아했다. 하지훈이 만든 아침밥을 낭비하지 않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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