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프로젝트 자료는 아주 상세하게 작성되어 있어 이해하는데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만큼 서류를 읽던 나는 의자에 기대어 깜빡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데일 것 같은 뜨거운 시선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잠에 취한 흐리멍덩한 눈을 뜨자 하지훈이 가운을 입은 채 내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내가 잠들기 전까지 읽던 서류였다.
깜짝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나 하지훈의 손에 들린 자료를 빼앗았다.
하지훈도 미디어 분야에 관련되어 있는 데다 그의 회사는 우리 엔틱 미디어와 적대적인 관계이다. 우리 회사의 프로젝트 자료를 하지훈이 보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좋지 않았다.
내가 긴장한 얼굴로 서류를 쥐고 있는 것을 본 하지훈은 차게 웃었다.
“아직 안 봤으니까 걱정하지 마. 바닥에 떨어진 걸 주웠을 뿐이야.”
“아... 고마워.”
나는 서류를 돌돌 말며 하지훈을 쳐다보지 않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냉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하지훈은 별다른 말없이 침대에 누웠다.
나는 작게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류를 가방에 넣은 다음 배터리 충전이 끝난 핸드폰의 전원을 켰다.
핸드폰을 켜자마자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튀어나왔다. 핸드폰에 찍힌 부재중 목록을 클릭하자 하지훈의 이름으로 액정이 도배되었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어쩐지 배터리가 20퍼센트 남아있던 핸드폰이 이유 없이 방전되었다 싶더니, 하지훈이 계속 전화를 해댄 탓이었다.
그런데 하지훈이 왜 나에게 이렇게 많은 연락을 한 것인지 몰랐다. 급한 일로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를 한 것인가 싶었지만 급한 일이었다면 내가 돌아왔을 때 용건을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지훈은 나에게 왜 전화를 받지 않았는지 이유를 물었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아니면 혹시 오후 내내 내가 걱정되어 끊임없이 연락을 한 것인가 싶어 마음이 복잡해졌다.
나는 고개를 돌려 침대 위를 바라보았다. 하지훈은 침대에 옆으로 누워 꼼짝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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