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어머, 아가씨, 이마가 왜 그러세요?” 내 이마의 피는 이미 멈췄지만 아주 큰 혹이 생겼는데 오영자는 그것을 보고 황급히 가서 얼음 갖다 주었다. 오영자가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나의 마음도 한동안 쓰라렸다. 예전의 가정부도 나를 아끼는 줄 아는데 아버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 약속을 받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나한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늘 병원에 있을 때 오빠가 나한테 아빠가 완전히 변했다고, 마음속에 돈만 있고 우리 가족은 없다고 했다. 그때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믿을 수 있었다. 슬프게 책상에 엎드린 나는 머리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오영자가 다급한 마음에 말했다. “아가씨, 아니면 제가 대표님을 불러올게요.” “아니요!” 나는 얼른 오영자를 말렸다. 하지훈은 분명히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분명 그의 여신과 함께 있을 텐데 내가 굳이 방해할 필요가 있겠는가. 방금 아버지께 한 약속을 생각하면 가슴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방에 돌아오니 어지러웠던 침대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어젯밤 하지훈과의 정사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했다. 하지훈이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그의 여신인데 왜 나를 만지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정말 나한테 복수하려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하지훈은 정말 나를 미워할 것이다. 여신의 슬픔을 무릅쓰고라도 나를 모욕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는 허탈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들고 하지훈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감히 전화해서 그들을 방해할 수 없었던 나는 그에게 먼저 문자를 보내 오늘 밤 돌아올지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정말 많지 않았다. 그가 오늘 밤에 돌아온다면 돈을 빌려 보리라 마음먹었는데 빌려주지 않는다면 나도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문자를 보낸 지 한참이 지났지만 그는 끝내 나에게 답장을 하지 않았다. 나는 휴대전화를 한쪽에 팽개친 채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몸은 정말 괴롭고 고단했다. 온몸이 무언가에 눌린 듯 무겁고 춥게 느껴진 나는 괴로움에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