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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장

남자가 물기를 머금은 채로 욕실에서 나왔다.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는 허리에만 얇은 수건 하나를 두른 채로 상반신이 훤히 드러난 모습이었다. 몸에 난 상처들이 선명히 보였다. 상처가 깊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자잘하게 나 있었다. 가슴이며 허리, 팔 곳곳에 걸쳐 크기와 길이도 제각각이었다. 몇몇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마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무심히 침대로 걸어가 앉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곽태준의 손을 자르겠다고 하는 걸 보니 곽태준이 오히려 하지훈의 손을 자르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기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니. 이렇게 충동적이고 무모한 남자가 하지훈이라니, 참 믿기 어려웠다. 하지훈은 침대에 올라가더니 나를 마치 투명 인간 취급하며 말없이 휴대폰을 쓱쓱 넘기기 시작했다. 나도 조용히 낮은 탁자로 가서 동상 연고를 찾아 발랐다. 아픔을 참으며 발에 겨우 연고를 다 바르고 손을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니 하지훈은 여전히 휴대폰을 들고 같은 자세로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상처에서 피가 많이 흐른 탓에 핏자국이 허리 쪽 수건까지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약통에서 상처 연고와 붕대를 꺼내 들고 그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침대에 올라와 옆에 앉았다. 하지훈은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나는 몇 초 망설이다가 그의 팔을 살며시 잡아당겼다. “상처 좀 보자...” “건드리지 마!” 그러나 내가 팔을 잡은 순간 하지훈은 거칠게 내 손을 뿌리쳤다. 나는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침대 머리맡에 부딪히며 그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했다. 하지훈은 침대에서 일어나 고개를 살짝 돌린 채 서 있었다. 그의 긴장된 턱선이 단단하게 굳어 있었고 차갑고 냉정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는 마른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딴 뜻이 있는 게 아니고 상처에 피가 흐르니까 방 여기저기 다 묻을까 봐... 치료 좀 하려던 거야.” 하지훈은 나를 냉랭하게 흘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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