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하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출장 가기 전에 너한테 뭐라고 했지? 응?” 내가 끝내 말을 하지 않자 그는 정말 화가 났는지 손가락에 큰 힘이 들어갔다. 내 턱을 너무 꽉 잡고 있어 나는 매우 아팠다. 그는 쌀쌀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화낼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잖아. 그러겠다고 순순히 약속해 놓고 왜 그래? 도아영, 너는 정말 거짓말을 좋아하는구나.” 민망한 메이드 복장이 그의 손바닥 아래서 너덜너덜해졌다. 나는 난감하게 가슴을 감싸 안고 얼굴을 붉히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러지 마.” “뭘 이러지 마?” 두려움에 떨게 하는 그의 한마디가 들려왔다. “이렇게 입고 무대에서 열심히 뛰는 건 돈 많은 남자를 꾀려는 것 아니야? 내가 너를 이렇게 대하지 않아도 그 남자들이 이렇게 대할 거잖아. 왜, 그 사람들이었으면 저항하지 않을 거야?” “그만해, 하지훈!” 나는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훈은 화가 나서 웃어 버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느냐고?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어. 도아영, 네가 그런 옷까지 입을 줄은 정말 몰랐어. 나는 단지 네가 노는 것을 좋아하는 줄만 알았을 뿐 네가 이렇게 자중하지 않는 줄은 몰랐어!” “내가 뭘 자중하지 않았다는 거야?” 나는 하지훈을 향해 울부짖었다. 일부러 27번에 투표한 그를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난 아무것도 몰랐어. 나는 어렵게 그렇게 많은 표를 얻어 겨우 1등이 될 뻔했고 그 상금도 탈 수 있었다고. 그런데 왜 굳이 끼어들어? 27번과 공동 1위를 하게끔 투표를 포기하면 안 됐던 거야? 왜 꼭 그렇게 나를 겨냥해 해야 했어? 왜!” “1등 하고 싶었어?” 하지훈은 가볍게 웃었다. “1등을 한 다음에 경매가를 붙여 결국엔 그중 누군가와 함께 자야 하는데?” 나는 몸을 흠칫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단순한 댄스경연대회가 아니라고 내가 진작에 경고했잖아. 그들은 즐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 이벤트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