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장
“괜찮아요. 작은 일인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릇에 담긴 뼈다귀 국을 다 비운 뒤 나는 가게 사장을 향해 말했다.
“뼈다귀 국 일 인분 더 포장해 주세요.”
뼈다귀 국 가게를 떠날 때 사장님이 한사코 돈을 받지 않으려 했지만 나는 뼈다귀 국 세 그릇의 돈을 냈다. 이런 작은 가게도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주차한 곳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하지훈이 차에 기대어 멍하니 있는 것이 보였다.
예전이라면 담배를 피웠을 테지만 오늘은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몇 번이나 참은 듯했다.
설마 그가 정말 임신 준비를 위해 담배를 끊으려는 것은 아니겠지.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났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포장한 연근탕을 들고 그의 앞에 걸어갔다.
“왜 차에 안 타고? 밖이 얼마나 추운데.”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을 향해 나는 최대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몇 초 동안 나를 쳐다보던 하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물었다.
“배불러?”
“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지훈은 차 문을 잡아당기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가자. 이미 한참이나 지났어.”
“잠깐!”
내가 황급히 그를 부르자 하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너 오늘 몇 번이나 발뺌하고 핑계도 얼마나 많이 댔는지 알아? 매일 임신 준비 어쩌고 한 사람이 누군데. 이제 보니 너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어. 도아영, 넌 사기꾼이야, 괘씸하기 짝이 없는 사기꾼. 너의 말 따위 다시는 믿지 않을 거야.”
하지훈은 정말 화가 났는지 이를 갈다시피 하며 말했다.
나는 괜스레 당황하여 무의식적으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
“지훈 씨, 화내지 마. 지훈 씨가 뼈다귀 국을 먹고 갔으면 하는 생각뿐이었어. 아까 테이블에서 별로 못 먹었잖아. 배가 고플까 봐.”
“됐어!”
내 손을 뿌리친 하지훈은 나를 향해 실망과 증오의 미소를 짓더니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한마디 했다.
“내숭 떨지 마. 도아영이 어떤 여자인지 내가 모를까 봐?”
나는 하지훈의 마음속에 대체 어떤 여자일까?
이기적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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