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9장
하지훈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됐다. 양심도 없는 너랑 얘기해도 나만 답답하지.”
하지훈의 말에 난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럼, 앞으로 이런 곳은 청하 씨랑 같이 다니면 되겠네요.”
‘항상 내 생각은 묻지도 않고 끌고 다니면서 이럴 때마다 아쉬운 소리를 하면서 성질부리고.’
‘내가 만만한가?’
돌아가는 길에서도 하지훈은 아무 말 없이 운전만 했다.
나도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결혼해서 같이 지낸 3년 동안은 내 앞에서 큰소리 한 번 치지 않더니 아주 참을 만큼 참았다는 거지?’
난 속으로 비아냥거리면서 다시 하지훈의 얼굴을 흘겨보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없었다.
날이 어두워지니 돌아가는 길은 천천히 달렸다.
난 자리에 기대앉아 어느샌가 잠이 들어고 한참 지나 의식이 몽롱한 와중에 촉촉한 촉감이 입술을 덮친 게 느껴졌다.
말랑한 느낌에 서서히 눈을 뜨자 하지훈의 얼굴이 눈앞에 보였다.
깜짝 놀란 나는 그를 밀어내려 했는데 손이 닿기도 전에 그가 먼저 물러섰다.
“내려.”
하지훈의 말에 밖을 내다보자 어느샌가 호텔로 돌아왔다.
가는 길은 멀어 보였는데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빨랐다.
하지훈은 차에서 내려 호텔로 걸어갔고 나도 급히 뒤따라 발걸음을 맞췄다.
입술에 아직도 키스하던 느낌이 맴도는 것 같았다.
‘이상한 사람이라니까. 미워한다면서 키스하고, 싫어한다면서 같이 자고.’
‘결국은 그냥 여자를 밝히는 거잖아.’
“지훈아 왜 이제야 왔어!”
하지훈이랑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육승현이 살려달라는 듯 뛰어왔다.
“지금까지 안 자고 뭐 했어?”
“자긴 뭘 자. 네가 청하 전화를 끊은 뒤로부터 계속 울고만 있어. 아무리 달래도 소용없고. 몸도 안 좋은데 숨넘어갈 것처럼 울어대니까 잘못하다 이대로...”
“닥쳐!”
하지훈의 버럭 소리에 육승현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말이 씨가 된다잖아. 청하는 꼭 나을 거야.”
하지훈은 담담히 한마디를 보태고 나서 나한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고청하 방으로 달려갔다.
하지훈이 자리를 뜨자 육승현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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